"비수기 없다" 정부 대책 영향에 7월 주택담보대출 증가

내년 정부 가계부채관리대책 시행으로 대출상환능력 심사가 강화되기 전 미리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이사 비수기로 꼽히는 7월에도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NH농협·IBK기업 등 7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6월 말 321조439억원에서 7월 말 321조5709억원으로 5270억원 증가했다. 여기다 각 은행이 취급한 안심전환대출 유동화 금액 2조8483억 원을 포함할 경우 7월 주택담보대출 증가분은 통계상 3조3753억 원에 달한다.


은행들이 지난 3~4월 취급한 안심전환 대출을 주택저당증권(MBS)으로 순차적으로 주택금융공사에 넘기면서 이 역시 주택담보대출 잔액 통계로 함께 잡힌 것. 그러나 안심전환대출 유동화 금액 2조8483억원은 지난 3~4월에 취급한 안심전환대출을 순차적으로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7월 주택시장 자금으로 신규 유입됐다고 보기 어렵다. 이에 따라 실질적으로 7월 중 주택 수요를 위해 유입된 주택담보대출 금액은 은행이 새로 취급한 5270억원이다.

7월은 이사 비수기로 보통 주택담보대출이 감소하는 시기다. 7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2010년 1조2344억원 2011년 1조6794억원 2012년 6795억원 등 3년 연속 감소했다. 단, 지난해 7월엔 다주택자에 대한 임대소득 과세 완화방안이 나오고 LTV(주택담보대출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완화 기대감으로 2조5266억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이 이처럼 비수기임에도 증가한 것은 정부의 가계부채관리방안이 내년 시행되기 전 미리 집을 사려는 수요가 등장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1100조원을 돌파하며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지난달 22일 거치식 대출을 억제하고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갚아 나가는 원리금분할상환을 유도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가계부채 종합관리방안'을 발표했다. 내년부터 금융회사들은 대출 심사시 소득 증빙자료를 꼼꼼히 살피는 등 대출상환능력 심사가 강화되며, 금리 상승 위험을 반영해 대출 총액도 줄어든다. 또 변동금리 상품은 고정금리보다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이 같은 정부 대책은 주택담보대출을 어렵게 만들어 내년부터 당장 주택 수요를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내년 대책 시행 전 미리 집을 사려는 수요가 연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년 정부의 가계부채관리방안이 시행되기 전 미리 집을 사려는 수요로 주택담보대출은 올해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