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오색에 케이블카 신설.. "경제효과 年1287억"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강원 양양군 서면 오색리의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지구에 케이블카가 설치된다. 국립공원에 새로운 케이블카 설치가 승인된 것은 18년 만이다.

오색케이블카 사업 승인은 지리산 케이블카 등 현재 추진 중인 다른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부는 2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정연만 차관 주재로 국립공원위원회를 열고 '설안산국립공원 오색케이블카 설치 사업'을 승인했다. 무기명 표결을 진행한 결과 12명이 사업 승인을 찬성(조건부)했다. 유보는 4명, 기권은 1명이었다.

다만 국립공원위는 단서 조항을 분명히 했다. 사업자인 양양군에 멸종위기종인 산양의 보호대책을 수립하도록 했고, 시설 안전성도 보완하도록 했다. 특히 운영수익의 15% 또는 매출액의 5%를 설악산 환경보전기금으로 조성하도록 했다.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460억원을 투자해 강원 양양군 서면 오색 그린야드호텔 인근의 하부정류장에서 '끝청'(상부정류장)을 잇는 노선 길이 3.5㎞의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내용이다.


강원도·양양군은 2012년 6월, 2013년 9월 2차례 △오색 △주전골(흘림골) △끝청 △중청 대피소 △오색령을 잇는 설악산 관모능선에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했으나 환경훼손 우려 등으로 모두 무산됐다. 하지만 환경성을 크게 보완한 3번째 도전에서 결국 사업 승인을 받는데 성공했다.

오색케이블카 사업 승인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했다.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지난해 8월 청와대에서 열린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관광·콘텐츠 분야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에 포함됐다.

또 박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강원도 평창을 방문한 자리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연계, 오색케이블카 조기 설치 추진을 지시하기도 해 사실상 사전 승인을 받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정부 안팎에서 강하게 제기됐다.

강원도·양양군은 내년 3월 오색케이블카 착공에 들어가 2017년 12월까지 건설을 끝내고 2개월간의 시운전을 거쳐 2018년 2월부터 정식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내놓은 '설악산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사업 경제성 검증 보고서'를 보면 비용편익 분석이 1.14로 1보다 커 경제성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도·양양군은 오색케이블카가 설치되면 방문객 수가 증가하는 등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연간 1287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신한대 문화관광레포츠연구소의 경우 오색케이블카 설치에 따른 연간 유인방문객 32만4520명으로 추정했다. 방문객 1인당 평균 지출액은 17만6000원으로 총 지출액이 570억여원에 이른다. 강원도 내 생산유발 효과는 710억원, 전국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495억원로 예상했다.

강원도 속초시 설악동에 위치한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사진=설악케이블카 제공

오색케이블카 사업 승인은 지리산 등 다른 케이블카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내수 진작과 경기 활성화에 '올인'하고 있는 정부 입장에서는 케이블카가 침체된 관광 경기를 살리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오색케이블카가 1997년 덕유산 케이블카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승인된 케이블카라는 점에서 이같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현재 지리산 권역의 경남 산청군과 함양군, 전남 구례군, 전북 남원시 등 4개 지자체가 모두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는 등 전국 10여곳에서 케이블카 건설이 추진 중이다.

한편 사업 승인에 대해 강원도·양양군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진하 양양군수는 "설악산 일대는 한때 국내 3대 관광지로 꼽혔으나 지금은 지역경기 침체에 따라 폐허 상태에 몰리고 있다"며 "오색케이블카 사업으로 설악산이 한국의 '관광1번지'로 다시 부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환경단체 등은 크게 반발했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오색케이블카 설치 승인은 유네스코 세계적 생물권보전지역인 설악산 환경을 파괴하는 것은 물론 다른 국립공원의 난개발로 이어질이 불 보듯 뻔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