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도입시 저연봉자 국민연금수령액 감소

사진=뉴스1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도입시 일부 저연봉 장기근속 직원들이 국민연금 수령액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국회를 중심으로 국민연금의 납입상한을 올리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임금피크제에 따른 국민연금 수령액 변화도 이 같은 논의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316개 공공기관 중 168개 기관(53.2%)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임금 조정기간은 퇴직 전 평균 2.7년으로, 평균 지급률은 1년차 81.3%, 2년차 74.4%, 3년차 68.2%다. 현 추세라면 공공기관 직원들은 정년 60세를 기준으로 퇴직 1년 전에 현재 임금보다 30% 이상 적은 보수를 받게 된다.



정년연장과 함께 임금피크제가 도입될 경우 국민연금 수령액에 영향을 준다. 국민연금은 가입기간과 가입 중 평균소득액, 전체 가입자의 평균소득액을 기준으로 지급된다. 일단 정년연장은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늘리는 효과를 낸다. 국민연금 수령액에는 ‘플러스’ 요인이다.


하지만 가입 중 평균소득액과 전체 가입자의 평균소득액에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일부 공공기관은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노사 협상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변수가 되기도 했다. 물론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대부분의 공공기관 직원들은 ‘마이너스’ 요인이 크지 않다.


현재 국민연금의 보험료는 소득의 9%로 책정되는데, 소득 상한선과 하한선의 적용을 받는다. 현재 소득의 상한선은 월 421만원이다. 소득이 월 421만원을 넘기더라도 421만원에 해당하는 보험료만 내면 된다. 월 1000만원의 소득자나 월 421만원의 소득자나 보험료가 동일하다는 의미다. 하한선은 월 27만원이다.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는 공공기관 직원 상당수는 장기근속자로 소득 상한선에 걸린다. 월 소득이 600만원일 경우 임금을 30% 삭감하더라도 420만원이다. 임금피크제 적용 전후의 보험료가 사실상 동일하게 적용되는 셈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저소득자인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임금피크제에 따라 국민연금 납부액이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나중에 받게 될 국민연금 수령액이 줄어들게 된다. 일부 공공기관에는 정년이 보장되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임금을 받는 직급도 존재한다.


국민연금 소득상한액이 올라갈 경우에는 이 같은 소득격차에 따른 영향은 다소 상쇄된다. 현재 국회 ‘공적연금 강화와 노후 빈곤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 및 사회적기구’에서는 소득상한선을 650만원까지 올리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한 연금 전문가는 “임금피크제라는 변수를 고려하면, 임금피크제는 분명히 국민연금 수령액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일반 기업에 비해 공공기관은 임금피크제에 따른 국민연금 수령액 영향을 더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