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해지고 치열해진 복제약 시장선점 경쟁

복제약(제네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제약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허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복제약을 출시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고, 복제약 독점 판매권을 노린 특허소송도 증가하는 추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다국적제약사 BMS가 생산하는 연매출 1800억원 규모의 B형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의 특허가 풀리자 60여개 제약사가 일제히 복제약을 시장에 내놓고 본격적인 마케팅 경쟁에 돌입했다.


동아에스티는 이보다 한 달 가량 앞서 복제약 '바라클'을 내놓았다. 동아에스티는 BMS를 상대로 바라크루드 특허무효소송을 진행했지만, 지난달 10일 소송에서 패소해 결과적으로 특허를 침해하게 됐다. 결국 동아에스티는 특허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을 감수하는 대신 1개월 정도 복제약을 빨리 출시한 셈이 됐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일부 대형병원의 경우 DC(약물심의위원회)를 통과해 바라크루드 복제약(바라클)의 병원내 처방이 가능해졌다"며 "경쟁업체들보다 빨리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의원급 병원에서도 시장에 출시된 제품을 가지고 영업을 할 수 있어 시장 선점 효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가 끝나기 전에 시장에 제품이 나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복제약은 약효가 같아 초기에 시장을 장악하지 않으면 시장 안착이 쉽지 않아서다. 제일약품 (10,300원 0.00%)은 지난달 1일 혈액응고 방지제인 '후탄주사제' 복제약을 출시했다. 후탄주사제는 지난해 150억원 어치가 팔린 제품으로 오는 2023년 특허(결정형 특허)가 만료될 예정이다.


제일약품 역시 특허소송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인데도 복제약을 출시했지만 지난 1일 소송에서 승소해 특허침해 위협이 사라졌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특허소송을 염두에 두고 복제약을 개발해 왔다"며 "특허소송 승소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서 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에 제품을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제일약품도 복제약을 미리 출시해 시장 선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했다.

복제약 독점판매를 노린 특허소송도 증가하는 추세다. 정부는 3월부터 오리지널의약품의 특허무효를 이끌어 낸 경우 복제약을 9개월간 독점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우선판매 품목허가'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달 종근당은 전립선비대증과 탈모치료에 효과가 있는 GSK의 '아보다트' 특허소송에서 승소했다. 아비다트의 물질특허는 내년 1월 끝나는데 종근당이 9개월간의 독점판매권을 가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밖에 한미약품과 종근당은 아스트라제네카의 비소세포폐암치료제 이레사의 제제 특허 소송에서 승소했다. 이레사의 물질특허는 2016년 12월, 제제특허는 2023년 끝난다. 두 회사는 내년 12월부터 9개월간의 복제약 독점판매권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종근당, 한미약품 등 제약사들은 전립선비대증치료제 트루패스의 특허소송에서 승소, 2016년 1월부터 복제약 독점판매권을 얻게 됐다. 보령제약도 폐암치료제 알림타의 특허소송에서 승소, 새로운 용량의 제품에 대한 우선판매권을 받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