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사돈家 내놓은 자산만 1236억인데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돈 이희상씨가 경영하는 동아원이 적극적인 자산 매각에도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자산 매각 작업이 연내 마무리된다 해도 자산에 비해 부채 규모가 커 본격적인 유동성 개선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아원 (1,000원 ▼5 -0.50%)은 올 3분기 보고서에서도 계속기업 가정 불확실성 판정을 받았다. 이는 회사가 사업을 더이상 지속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음을 투자자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동아원은 올 3분기 말 연결 기준으로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약 2032억원 초과한 상태다.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유동비율은 53%에 불과하다. 결손금은 지난해 말 250억원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약 540억원으로 나타났다.

동아원은 지난해 말 사업보고서부터 연속 네 번 계속기업 가정 불확실성 판정을 받았다. 회계적으로 계속기업 가정 불확실성 판정은 기업이 구매, 생산, 영업 등 기본 활동을 수행하지 못해 사업을 계속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동아원은 이같은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자산 매각을 택했다. 올해 초부터 이달 중순까지 매각한 자산은 시장에 알려진 매각가 기준 총 1236억원 규모다. 올 3월에 자회사 FMK(포르자모터스코리아)를 효성에 200억원에 매각한데 이어 △계열사 대산물산의 자산인 서울 강남구 논현동 운산빌딩(392억) △강남구 신사동 와인문화공간 포도플라자(150억원) △당진탱크터미널 지분 99.51%(306억원) △캄보디아 연결 법인인 코도 피드밀(68억원) 등을 팔았다. 지난 17일에도 서울 종로의 고급 레스토랑 탑클라우드를 운영하는 TCC(탑클라우드코퍼레이션) 지분을 약 120억원에 매각했다.


그럼에도 유동성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해 말에서 지난 3분기 말 사이 동아원의 유동비율은 49.5%에서 52.8%로 늘긴 했지만 여전히 100%를 넘지 못하는 상태다. 지난해 말과 마찬가지로 올 3분기에도 유동부채 규모가 유동자산보다 약 2배 정도 크다. 동아원의 유동비율은 지난 1분기 말과 상반기 말에도 각각 64.5%, 60.3%로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많았다.

이는 동아원이 자산을 처분하며 받은 돈을 금융기관에 상환하는 데 쓰느라 자산으로 돌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 3분기 말 연결 기준 동아원의 단기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말 3006억원보다 81% 줄어든 2454억원이다. 동아원의 단기차입금은 1분기 말 2787억원, 상반기 말 2702억원 등으로 꾸준한 감소세를 나타내 왔다.

하지만 여전히 단기차입금 규모가 작지 않다. 약 1년 사이 6개 자산을 매각했지만 줄어든 차입금 규모는 552억원에 불과하다. 유동성이 큰 현금성 자산 규모도 올 3분기 111억원에 불과하다. 회사측이 남은 자회사들도 지분 매각을 통해 정리하는 중이지만 부채 규모를 줄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동아원은 이희상 대표가 소유한 동아원 관계사 나라셀라를 비롯해 단하유통, 해가온 등의 계열사와 한국제분 인천공장, 기타 해외 연결 법인 등의 연내 매각을 진행 중이다. 한 IB(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동아원이 적극적으로 연내 매각을 추진하고는 있지만 매물로 나온 계열사 전체를 연내 처분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유동성 역시 금방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