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의 지존' 백종원, 법원에 '솔선수범' 집밥 레시피 전수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가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백종원의 행복레시피 '맛있는 밥, 함께하는 법'에서 강연하고 있다. 2015.11.3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전체 10이라고 했을때 집에서 음식을 제가 7을 하고 아내가 3을 합니다. 워낙 제가 잘 하는데 선생님 앞에서 어떻게 음식을 하나요."

지난 2013년 배우 소유진(34)씨와 결혼한 '집밥 백선생' 백종원(49) 더본코리아 대표의 말에 법원 직원들의 폭소가 터져 나왔다.

기업인이자 요리연구가로 활동중인 백 대표는 30일 법원을 찾아 직원들에게 모든 이의 로망인 집밥 요리법(레시피)을 전수했다.


이날 강연은 법원이 사전에 직원들로부터 질문을 모은 뒤 이 가운데 가장 괜찮은 질문 8개를 뽑아 묻고 백 대표가 이에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해당 질문들은 사전에 영상으로 녹화됐다.

백 대표는 '맛있는 밥, 함께하는 법'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식당주인은 식당에서 제일 오래 있어야 하고 직원들과 대화를 많이 하면서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며 "국민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법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식당주인이 손님의 입장을 살피듯 법원도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 정신이 필요하다"며 "저도 식당을 하기 때문에 손님에게 말을 함부로 하지 않고 친절하게 대한다"고 설명했다.

백 대표는 서울고법의 한 판사가 "가족과 떨어져 지방에서 혼자 지내는 판사들이 많은데 어렵지 않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요리법을 소개해달라"고 하자 "불행하지만 그런 레시피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tvN '집밥 백선생'에 출연하고 있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영상캡처) © News1

다만 "내가 무엇을 먹을지 생각하게 되면 발전이 없다"며 "다른 사람에게 어떤 음식을 어떻게 해줄지 생각하고 요리를 하면 내 경험치도 높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다른 판사가 "은퇴 후 작고 소박한 식당을 갖고 싶은데 조언해달라"고 하자 백 대표는 "사람이랑 부딪치는 걸 싫어하면 식당을 하지 못 한다. 손님이 어떤 일을 해도 신경쓰지 않을 정도로 자존심에 상처받지 않는 사람이면 된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보통 식당주인들은 손님들이 맛있게 먹는 걸 보는 게 행복하다고 말하지만 전 다르다"며 "전 먹는 걸 좋아하는데 제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테리어 회사나 건설회사를 다녔을때 후회한 적은 있어도 이 일을 시작한 후 후회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다른 사람을 먹이는 요리사였으면 모르겠지만 내가 먹는 거고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외식재벌이라고 자신을 비판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방송을 통해 얼굴이 알려지고 믿음이 있다고 해서 홍보 효과를 받는 게 있지만 부가적인 효과일 뿐"이라며 "프랜차이즈로 나가기 전에 계속 브랜드 테스트를 하면서 개발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대표는 "직원들이 나를 외면하고 월급 달라고 소리 지를때 자존심이 상했고 실제로 죽을 생각도 했다"며 "그러나 결국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니까 다시 일어날 수 있었고 창피한 것도 이겨낼 수 있었다"고 어려웠던 시절도 소개했다.

또 젊은이들을 향해서도 "앞으로 내가 뭘 해야 잘 살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하지 말고 과감하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최고다"라며 "잘 할 수 있는 일 말고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고법 주최로 열린 이번 서울법원아카데미 행사는 올해로 세 번째다. 앞서 '두근두근 내인생'의 김애란 작가를 초청한 북세미나와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잔치 행사가 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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