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로 돈 번 건설CEO, 10명 중 1명뿐

대규모 해외손실 등으로 건설업종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윤창운 코오롱글로벌 (8,200원 ▼130 -1.56%) 대표이사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순위 30대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자사주를 매입해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머니투데이가 국내 30대 건설기업 중 전문경영인(CEO) 중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자사주를 보유한 경영인은 총 10명으로 이들의 지분가치를 조사한 결과, 지난 4일 종가기준으로 지분가치가 총 14억7232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CEO들이 매입 당시 보유했던 26억1083만원에 비해 44% 가량 줄어든 금액이다. 10명의 CEO 중 9명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적게는 690만원에서 많게는 6억원까지 손실을 입었다. 매입 당시보다 자사주 가치가 상승한 CEO는 윤창운 코오롱글로벌 대표가 유일했다.

윤 대표는 지난달 5일 장내에서 개인 돈 5020만원을 들여 자사주 3700주를 추가로 매입, 총 3만6882주를 보유 중이다. 2014년 대표 취임 후 3번 자사주를 매입해 총 3억380만원어치를 사들였다. 주가가 6000원대로 급락했던 지난해 1월 1억원 가량을 투자해 1만4587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현재 코오롱글로벌의 주가는 1만3800원으로, 현재 가치는 5억621만원에 달한다. 주식 가치만 보면 약 2억241만원 시세 차익이 발생한 셈이다. 수익률로 따지면 66.6%에 달한다.


반면 나머지 9명의 CEO가 갖고 있는 자사주 가치는 매입 당시보다 일제히 하락했다. 대부분의 대형 건설업체들이 지난해 국내 주택사업에서 재미를 본 반면 해외사업 비중이 높은 곳은 주가 급락을 막지 못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지난해 3분기 1조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낸 삼성엔지니어링 (26,700원 ▲850 +3.29%)이다.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2014년 10~11월 사이 두 번에 걸쳐 매입한 자사주 8000주로 4억원 가량의 손해를 보고 있다. 매입 당시엔 주가가 평균 6만원이었지만 현재 주가는 1만1000원대로 곤두박질쳤다.

'건설의 종가' 현대건설 (34,750원 ▼50 -0.14%) 정수현 사장은 자사주 1527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매입 평균가격에 비해 4574만원 가량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시공능력평가순위 3위 대우건설 (3,685원 ▲10 +0.27%) 박영식 사장도 주가가 5550원으로 급락하면서 2530만원 손해를 봤다. 박 사장은 2013년 12월 사장 취임 이후 8080원에 1만주를 사들였다.

한 증권사 건설담당 연구원은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회사의 주가 부양 의지를 보여준다"면서도 "주요 건설사 대부분 수년에 걸쳐 해외 저가공사 관련 잠재부실을 털어냈기 때문에 앞으로 실적은 좋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