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랴ZOOM]아기 배냇머리 밀어야 모발 단단해지나

머니투데이

박신엽 기자

갓난아기의 배냇머리를 밀어주면 머리숱이 많아지고 모발이 더 단단하게 자란다는 속설이 있다. 정말로 배냇머리를 잘라주는 게 머리 성장에 도움이 될까?

배냇머리란 아이가 태어난 후 한번도 깎지 않은 머리털이다. 엄밀하게는 산모의 뱃속에 있을 때부터 자라난 머리카락을 뜻한다. 배냇머리는 출생한 뒤 새로 성장하는 머리보다 가늘고 모근도 얕다.

일반적으로 생후 3~4개월에 빠지기 시작한다. 배냇머리가 빠진 곳에는 더 굵은 머리카락이 자라기 시작한다. 일부 부모들은 아이 머리를 박박 깎아주면 모발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믿고 아이 머리를 짧게 다듬어주기도 한다.

하지만 배냇머리를 밀면 머리가 더 잘 자라난다는 얘기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게 학계 설명이다. 모발의 숫자는 태어날 때 아이가 가진 유전자에 따라 결정된다. 머리를 자른다고 해서 태생적으로 정해진 머리카락 숫자가 변하진 않는다.

아기 머리를 밀어주면 숱이 더 풍성해진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모발수가 늘어나서 그런 것이 아니다. 얇은 머리카락 윗부분을 잘라내면 그보다 굵은 밑부분이 올라오기 때문에 생기는 착시현상이다.

사진=머니투데이DB

대한소아과학회 김광평 소아과 전문의는 "배냇머리를 밀어준다고 해서 딱히 머리가 더 잘 자라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굳이 아이 머리를 짧게 잘라줄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머리숱의 많고 적음은 아이의 천성적인 체질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며 "오히려 갓난아이들의 경우 두피가 연하기 때문에 아이 머리를 깎아줄 때는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아이 두피에 염증이 생겼다면 머리를 밀어주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머리길이를 짧게 해주면 피부 통기에 도움이 될 수 있어서다. 더운 여름에 아이가 땀이 많을 경우 다듬어 주는 게 땀띠나 지루성 피부염 발생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전문의들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