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순환개선제 24개품목 무더기 재임상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국내 유통 중인 혈액순환개선제 24개 품목이 임상시험을 다시 받게 됐다. 정부가 해당 제품들을 재평가하는 과정에서 이 제품들에 공통적으로 함유된 식물성 생약 성분의 약효 입증이 충분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혈액순환개선제 23개사 24개 품목에 대한 임상재평가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임상재평가 명령을 받은 제품 중 대표 브랜드는 동아제약 '써큐란'이다. 1994년 출시된 이 제품은 손발저림과 흉부불쾌감, 현기증, 심부전 등 혈액순환 장애 증상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제약은 관련 증상자들에 2~3개월간 이 제품을 복용케 하는 국내외 임상을 통해 효과를 입증했었다고 주장했다.

써큐란 외에 액티라이프(유한양행 (71,000원 ▼500 -0.70%)), 써클란스(종근당 (101,100원 ▲500 +0.50%)), 도네오(녹십자 (111,900원 ▲800 +0.72%)), 원그린(한미약품 (310,500원 ▲500 +0.16%)), 바소맥(광동제약 (6,780원 ▲30 +0.44%)) 등이 식약처로부터 임상 재평가를 명령 받았다. 24개 품목 모두 일반의약품(OTC)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의약품 재평가를 통해 회사가 제출한 유효성 입증 자료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며 "해당 제품들은 임상시험을 다시 받게 된다"고 말했다. 24개 제품에 공통적으로 함유된 식물성 생약 성분인 마늘유와 멜리사엽엑스, 서양산사60%에탄올엑스, 은행엽엑스 등의 효능 입증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뜻이다.

관련 제품을 제조한 23개 제약사들은 7월20일 까지 식약처 한약정책과에 임상시험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임상시험 진행 의사가 없는 제약사는 해당품목을 지방청 등 소관부서에 품목 취하 신청하면 된다.

또 23개 제약사들은 해당 품목을 광고할 때 '의약품 재평가' 표시를 해야 한다. 이와 관련,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유사한 의미의 용어도 사용하면 안 된다. 이 같은 식약처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약사법에 따라 행정처분될 수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화학합성 의약품과 달리 생약성분 의약품은 효능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며 "이는 일반의약품뿐 아니라 전문의약품 부문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