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옥시 보고서 조작' 서울대 교수 긴급체포(종합)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4일 오전 서울 이마트 용산점 옥시레킷벤키저제품 매대 앞에서 환경운동연합회원들이 옥시 제품 불매를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뉴스1

옥시레킷벤키저(옥시) 가습기살균제는 폐손상과 관련이 없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한 서울대 연구팀 교수가 검찰에 긴급체포됐다. 검찰은 이 보고서가 조작됐다고 보고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종합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부장검사 이철희)는 서울대 수의과대학 소속 조모 교수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4일 밝혔다.

조 교수는 옥시 측으로부터 자사 제품은 소비자들의 폐손상과 연관이 없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받고 실험조작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 교수는 이 과정에서 옥시 측에서 자문료 명목으로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의혹과 관련해 정확한 보고서 작성 경위와 금품수수 여부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오전 조 교수의 연구실을 압수수색하고 실험일지와 연구기록이 담긴 서류·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조 교수와 함께 실험결과를 조작하고 거짓 보고서를 내놓은 의혹을 받는 호서대 유모 교수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검찰은 조 교수가 옥시 측 의뢰로 옥시 제품 원료인 PHMG의 유해성을 측정한 실험을 진행하면서 옥시에 유리한 결과만 골라 보고서를 짜깁기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시 조 교수 연구팀은 PHMG를 저농도로 희석해 임신한 쥐 15마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 13마리의 새끼가 죽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옥시는 자사에 유리한 결과만 골라 보고서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했으며 서울대는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 교수 측도 옥시에게 유리한 내용으로 보고서를 조작·제출하고 뒷돈을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