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원장 "M&A 심사 신중하게 접근"…SKT M&A 정부 결론 언제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사진= 공정위 제공

“이번 M&A(인수합병)는 방송과 통신이 융합된 첫 사례다. 검토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과거 유선방송사업자간 기업결합 심사에도 2년 반이 걸리기도 했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26일 진행된 공정위 기자단 위크숍에서 6개월 가까이 진행 중인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M&A 심사에 대해 밝힌 입장이다. 심사 기일보다는 사안 심사에 보다 신중을 기하겠다는 의지다. 이는 같은 날 오후 “공정위 심사가 지연되고 있다”며 조기 결론을 촉구한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의 발언에 대한 답변이기도 하다.


현행법상 공정위의 M&A 심사 기한은 최장 120일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정부에 신청서류를 제출한 지 벌써 180일이 흘렀다. 이에 정 위원장은 “자료보정 기간은 심사기간에서 제외하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면 아직 법적 심사기한을 넘지 않았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정 위원장은 “공정위 심사는 기업들의 결합을 승인하거나 불허하는 것이 아니라 M&A시 경쟁제한 요소가 있다면 이에 대한 시정 조치를 취하기 위한 것”이라며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M&A 승인· 불허 결정이 공정위 소관사항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이번 M&A 승인 여부와 관련 공정위로만 쏠리는 시각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낸 것. 공정위 심사가 늦어지면서 전체 정부 M&A 심사일정에 차질을 주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우리가 경쟁 제한성을 심사하는 동안 미래부는 방송의 공익성, 공공성, 방송·통신산업 정책적 측면을 검토하면 된다”고 아쉬워했다. 공정위의 심사와 동시에 미래부의 심사가 진행돼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미래부의 입장은 다소 다르다. 미래부 관계자는 “공정위와 미래부의 심사항목이 다르지만 결국 공정위 심사가 마무리돼야 심사위원 및 자문단 구성이 가능하고, 특히 공정위 판단 여부에 따라 추가적인 심사가 이뤄질 수도 안 이뤄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공정위가 주식양도 계약을 취소토록 하는 등 극단적 시정조치를 내놓을 경우, 사실상 M&A 자체를 불허하는 효력이 발생한단는 것. 이 경우, 미래부 자체 심사 결과와는 상관없이 M&A 진행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공정위가 이번 M&A 가능 여부를 판가름하는 첫 관문 역할을 한다는 게 미래부의 주장이다.

미래부 심사는 통신부문과 방송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방송부문은 ‘합병변경 허가’에 대한 심사를 최장 180일까지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공정위 심사기한만큼은 해당 기간이 심사기한에 포함되지 않는다.

결국 이번 전체 M&A 승인 일정은 공정위 심사기한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미래부는 이번 M&A 심사에서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전동의까지 구해야 한다. 방통위는 현재 자체적인 심사일정을 잡고 있다. 양측의 조율과정까지 감안하면 최종 승인 여부까지는 또다시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한 미래부 인사는 “공정위의 심사결과가 나와야 경쟁 부분 등을 참조할 수 있고 일정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최종 결과가 나오기 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