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영향 최소화”…韓銀 금주 3조원 유동성 공급

조기 귀국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긴급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br>

“브렉시트가 국내 금융·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

지난 주말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국제결제은행(BIS) 회의를 마친 뒤 일정을 하루 앞당겨 귀국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7일 오후 긴급 주재한 간부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은은 이날 회의에서 시장안정화 정책수단 중 하나인 시중 유동성 공급을 전격 결정했다. 이에 따라 △통화안정증권 발행 △통화안정계정 예치 △RP(환매조건부채권) 매각 등 공개시장운영 조치를 통해 이번주 3조원 이상의 단기 유동성이 시중에 공급된다.

한은이 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늘리면 금융기관들은 시장 참가자들에게 자금을 더 공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투자금 회수 등에 따른 금융시장 위축 현상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시장 안팎에 자금 공급에 문제가 없다는 시그널링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이 총재는 이 결정에 앞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시중 유동성을 여유롭게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이와 함께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와 협의를 거쳐 환율 급변동에 대응한 미세조정(스무딩오퍼레이션) 정책 기조도 유지할 방침이다.

이 총재는 지난 BIS 회의에 참석한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등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예상과 달리 나타난 브렉시트 투표결과로 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동요하자 영향과 대응방안을 주로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브렉시트 전후 금융시장 가격변수 조정 폭이 매우 컸지만, 증권 및 외환 거래량을 감안할 때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향후 경제 불확실성과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우려했다.

이 총재는 “대외 개방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금융시장은 물론 실물경제 측면에서도 브렉시트의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겠지만 경제주체들이 단기적인 상황 변화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27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명동사옥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1.63포인트 오른 1926.87에 장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2.40원 오른 1,182.30원에 장 마감했고, 코스닥지수는 0.96 포인트 오른 648.12에 마감했다. /사진제공=뉴스1<br>

지난 24일 29.7원 급등한 원/달러 환율은 이날 2.3원 오른 1182.3원에 마감하면서 진정세를 나타냈다. 또 61.47포인트(3.09%) 떨어졌던 코스피 지수도 1.61포인트 반등한 상태로 장을 종료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지난 주말에 비해 금융시장 불안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향후 미국, 유럽 등 주요국 시장상황 변화에 따라 당분간 시장이 높은 변동성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4시간 모니터링을 지속하는 한편, 향후 상황이 악화될 것에 대비한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도 보완키로 했다.

또한 브렉시트가 수출, 성장 등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점검하고 국내 유관기관과 주요국 중앙은행들과의 정보교류 및 정책공조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 총재는 “브렉시트의 파급 영향이 매우 불확실하고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적 대응 못지 않게 구조개혁 등 중장기 시계에서 경제 기초체력을 강건하게 하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