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케 수진"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서 마지막 공연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22일 저녁 (현지시간) 강수진의 현역 은퇴 무대가 끝난 뒤 단원과 스태프들은 장미꽃을 강수진에게 전했다. 입단 30년 만의 은퇴다. /사진제공=슈투트가르트발레단

발레리나 강수진은 22일 저녁 (현지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 오페라하우스에서 발레 '오네긴'으로 현역 은퇴 무대에 올랐다. /사진제공=슈투트가르트 발레단, ©Stuttgart Ballet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이 발레 '오네긴'을 끝으로 마지막 토슈즈를 벗었다. 1986년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입단한 지 30년 만이다.

국립발레단에 따르면 강수진 감독은 22일 저녁(현지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 오페라하우스에서 발레 '오네긴'으로 현역 마지막 무대를 마무리했다.

'오네긴'은 러시아 문호 푸시킨의 소설 '예브게니 오네긴'이 원작이다. '20세기에 가장 성공한 드라마 발레' 작품으로 꼽히며 연극과 무용이 조화를 이뤘다는 평을 받는다. 자유분방하고 방탕한 남자 오네긴과 순진한 여인 '타티아나'의 엇갈린 사랑을 타티아나의 관점에서 다룬다.

강수진은 1997년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수석 무용수로 승급한 뒤 '타티아나' 역을 처음 맡아 호평을 받았다. 강수진을 독일을 넘어 유럽의 세계적인 발레리나로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앞서 지난해 11월 한국에서도 고별 무대로 '오네긴'을 선보인 바 있다.

강수진 은퇴 공연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당케 수진'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고별인사를 전했다. /사진제공=슈투트가르트 발레단 공식 페이스북

이날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공연이 끝난 뒤 빨간 하트와 함께 '당케(고마워요) 수진'이라고 적힌 종이 플래카드를 들고 강수진에게 고마움과 아쉬움을 전했다.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단원과 스태프도 무대에 올라 장미꽃을 안겼다.

강수진은 1985년 스위스 로잔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에 입상한 뒤 1986년 유럽 최고의 발레단으로 꼽히는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군무진으로 입단했다. 1994년 솔리스트, 1997년 수석무용수로 승급했다.

1999년 무용계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당스' 최우수 여성무용수상을 받았다. 2007년에는 독일 최고 장인에게 수여되는 '캄머 텐처린'(궁중무용가) 칭호를 동양무용수 최초로 받았다. 슈투트가르트 현지에서 그의 이름을 딴 '난'이 생길 만큼 뛰어난 실력으로 사랑을 받았으며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종신 단원이기도 하다. 2014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에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