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기업 해외사업 '예타장벽' 개선추진

정부가 공기업의 해외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기간을 단축하고 조사방식도 개선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27일 "에너지기업들의 직접적인 발전사업체 설립이나 합작사 설립운영 등 해외 투자사업들에 앞서 진행되는 예비타당성 조사가 너무 오래 걸리거나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비판이 있다"면서 "해외사업 대상 예타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을 하반기 중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에너지 공기업을 중심으로 지난 2011년 공기업 사업에 예타가 도입된 이후 해외사업에 대해선 일부 기준이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현재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 중 공기업투자 300억 이상인 사업은 예타를 받아야한다.

대표적인 게 한국전력이 올들어 1조원 규모의 미국 브룩필드 풍력발전소를 인수하려다 무산된 것이다. 지난 1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예타를 통과하지 못해 거래가 성사직전 불발됐다.


당시 한국개발연구원(KDI) 실사단은 "미국 풍력발전소 투자 예상수익률이 연 10%선은 돼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이는 한전측이 전망한 6~7%보다 높은 수치였다. KDI는 또 향후 풍량이 줄어들 경우 발전량 감소로 투자수익률이 연 2%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하자 한전이 인수를 포기한 것이다.


남동발전이 2012년 추진한 루마니아의 200MW급 열병합발전소 건설사업 역시 예타에서 부적격 판단을 받아 무위로 돌아갔다.

이 때문에 최근 일부 공기업들은 사업규모를 예타 이하수준으로 축소해 예타를 우회하는 편법도 생겨나고 있다.

통상 기업은 신규 해외사업시 20~30년에 걸쳐 장기적으로 해당사업의 수익성을 평가하는데 예타를 위탁수행하는 KDI의 경우 상당히 보수적으로 시나리오를 가정한다는 게 공기업들의 전반적인 지적이다.

특히 사업성 평가시 현금흐름할인법을 적용해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할인해 적용하는데 예타에서는 할인률을 일반적인 7~8%보다 높은 10% 이상으로 적용해 사업성을 낮게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기재부는 "진출국가에 따라 리스크 프리미엄이 10%씩 잡힌 경우도 있는데 최소한 해외의 신뢰할 만한 기관에서 사전검증한 투자케이스의 경우 이를 반영해 리스크요인을 낮춰달라는 요구가 많다"고 말했다.

기간단축 역시 예타가 지나치게 길어지면 다른 경쟁국가에 밀려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사업에 따라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예타를 너무 완화할 경우 또다른 부작용이 발생할 소지가 있는 만큼 신중하게 검토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