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현대상선 원양물동량 20%까지↑…선복량 100만TEU로 늘린다"

머니투데이

세종=김민우 기자

한진해운이 사실상 청산절차에 돌입하게 된 가운데 정부가 현대상선의 미국, 유럽 등으로 향하는 원양수출입물동량을 12%에서 2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한진해운의 선박, 영업, 네트워크, 인력 등 우량자산을 인수해 현대상선의 경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각 종 지원을 통해 한진해운이 담당하던 물동량을 현대상선이 담당하도록 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윤학배 해양수산부 차관은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해운·항만 대응반 비상대책 회의'를 마친 뒤 가진 브리핑에서 "2개 선사가 차지하던 시장점유율이나 수출입물동량 등을 크게 손상받지 않도록 최대로 흡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상황, 필요한 자금 등을 검토해 9월 중에 국적선사 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내 기업이 미국과 유럽 등지로 수출입하는 원양물동량 가운데 한진해운이 14%, 현대상선이 12%를 담당하고 있다. 총 26%의 원양물동량 가운데 20%정도는 현대상선이 커버할 수 있도록 육성한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현대상선의 선복량도 단기적으로 1~2년안에 70만TEU까지 끌어올리고 중장기적으로 100만TEU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윤 차관은 "두 선사가 담당하던 26%의 원양물동량 중 최소한 20% 정도는 남아있는 선사(현대상선)가 커버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며 "그래야 우리 국적선사가 전체적인 운임의 레버리지"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선‧화주 협력을 통한 화물 유치, 선박펀드를 통한 선대규모 확충, 해외 거점 터미널 확보 등을 포함해 국적원양선사의 경쟁력 강화방안을 9월중 발표할 계획이다. 한진해운이 보유한 우량 자산, 해외 네트워크, 우수 영업인력 등 한진해운의 우량자산을 현대상선이 인수하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는 해운시황이 살아나는 데 최소 2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때가 되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현대상선에게는 반사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윤 차관은 "선박수급동향을 보면 공급보다 수요가 조금씩 늘어나는 상황이고 앞으로 내후년 이후에 급격한 상승은 어렵겠지만 해운업황이 조금씩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역설적으로 한진이 법정관리가 들어가게 되면 그런 점에서 반사이익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