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 오른 '박정희 우표'…타당성 공방(상보)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의 기념우표 발행 심의과정을 놓고 타당성 논란이 벌어졌다. 우표발행심의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논의도 없이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주년 우표'(이하 박정희 우표)를 발행하고, '백범일지 출간 70주년 기념우표'(이하 백범일지 우표)는 탈락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최명길 "박정희 기념우표, 논의과정 없이 결정"

최명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은 26일 우본에게서 제출받은 우표발행심의위원회 회의록 및 속기록을 공개하고 "심의위가 기념우표 타당성 대한 논의도 진행하지 않은채 '박정희 우표'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우본은 5월 23일 '2016년 제1차 우표발행심의위원회'를 열고, 총 7건의 행사우표(기념우표 전체 39건) 발행 요청건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박정희 우표를 포함해 △3050 국립공원기념사업 △우당 이회영선생 탄신 150주년 △2018 평창동계올림픽 △독립기념관 개관 30주년 등 행사우표 5건을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제15회 식품안전의 날' 기념 우표와 백범일지 우표는 발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최 의원은 "발행 여부 결정 사유를 확인하기 위해 심의위 회의록을 열람했지만 박정희 우표와 백범일지 우표 발행에 대한 타당성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그 결과는 달리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이 공개한 우본의 기념우표 발행요청 세부내역에 따르면 그간 박정희 대통령 관련 우표 발행 이력은 해외순방·방한·취임 등 총 21건에 달한다. 반면 백범일지 관련 우표는 단 한차례도 발행되지 않았다.

◇우본 "회의 6일전 자료배포…심의위원 표결로 결정된 사안"

이에 대해 우본은 심의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해명이다. 우본은 이날 오후 최 의원의 지적에 대한 설명자료를 배포하고 "기념우표 선정을 위한 심의자료를 회의 당일 6일전에 심의의원들에게 배포, 충분한 검토시간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정희 우표는 참석 심의의원의 만장일치 찬성, 백범일지 우표는 과반수 미달로 인한 부결로 결론이 내려졌다"고 강조했다.

우본 관계자는 "17명의 심의의원 가운데 9명만이 심의에 참석했으며 이 가운데 일부 의원이 백범일지 기념 우표 발행에 반대표를 던지면서 선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정희 우표와 백범일지 우표에 대한 차별 논란에 대해서도 "기념우표 신청을 한 백범 김구기념관과 협의를 통해 기념엽서로 발행키로 결정했다"며 "백범일지 관련우표는 아니지만 김구 선생과 관련한 우표도 누적 기준 총 4종이 발행됐다"고 해명했다.

우본에 따르면 김구 선생 관련 우표는 △보통우표 450원권(1986. 6.10.) △보통우표 550원권(1986.12.10.) △밀레니엄 기념우표(2001. 4. 2.) △광복 70년 기념우표(2015. 8. 4.) 등이 발행됐다.

우본 관계자는 "김구 선생 관련 우표는 일반인이 우편 발송에 이용하는 일반우표로도 두차례나 발행된 만큼 선정과정에 편향성이 있다는 우려는 사실과 다르다"며 "심의위 논의과정에 박정희 우표와 백범일지 우표에 대한 언급이 없었지만 사전 자료 배포를 통해 심의위원들이 발행 여부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검토, 표결에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