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국감]"파행에도 식사는 꼭 하고가세요" 김영란법 진풍경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진웅섭 금감원장 '국감 시작은 언제쯤?'

"국감은 안 해도 식사는 하고 가세요."

29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20층 식당에서는 야당 국회의원 보좌관들이 때 이른 점심식사를 했다. 이날 예정된 국감은 새누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파행했지만 미리 결제한 밥값이 문제였다. 피감기관 접대를 못 받도록 한 김영란법이 어제부터 시행되면서 국회 행정실에서 비용을 먼저 지불한 것. 행정실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받은 일부 보좌관들은 식사를 마치고 국회로 발길을 돌렸다.

이날 오전 10시 금감원 9층 국감장에는 정무위원장인 이진복 의원을 비롯해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결국 나타나지 않았다. 야당 의원 전원이 참석했으나 새누리당이 국감 일정 거부로 결국 파행했다.

정무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이학영 의원은 국감장에서 "오늘까지 새누리당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아 혼란 속에 빠져 있다"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다. 일단 새누리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오늘은 국감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증인 채택을 어떻게 할지 논의하기 위해 오후 2시 국회 정무위 회의실에서 다시회의를 하겠다"며 전원 퇴장을 선언했다.

국감장에는 진웅섭 금감원장을 비롯해 금감원 임원과 국·실장 수십명이 전원 참석했다. 지난 27일 열린 금융위원회 국감에서도 새누리당 의원들이 나타나지 않은 가운데 임종룡 위원장이 3~4시간을 꼬박 대기했다. 다행히 금감원 국감은 5분여 만에 파행을 선언해 금감원 임원직들의 대기시간은 30여분밖에 되지 않았다.

김영란법 시행 둘째날인 이날은 미리 결제한 밥값이 도리어 이슈가 됐다. 일부 보좌관들은 금감원 20층 식당에서 때 이른 식사를 했다. 국감 파행을 예상 못한 국회 행정실에서 의원들과 보좌관 수십명 분의 밥값을 카드로 선결제한 탓이다.

대부분의 의원들이 국회로 바로 돌아가는 바람에 열리지도 않은 국감으로 애꿎게 밥값만 날리게 된 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