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카드포인트로 드라마·영화 구매 '쏠쏠'

#. 30대 직장인 나신상씨(30)는 요즘 월화 드라마에 푹 빠져 삽니다. 하지만 제 때 끝나기 어려운 업무, 언제 끝날지 모르는 회의, 야근이나 회의가 없으면 예상치 못한 경조사가 생깁니다. 그렇다고 주말에 재방송으로 보기엔 꿀맛 같은 시간들이 너무 아깝죠. 결국 인터넷TV를 통해 원하는 시간에 봐야 하는데 한 달이내 방송한 편들은 화질에 따라 1000~1500원을 주고 봐야 하죠. 요구하는 대로 돈을 다 주고 보면 호구취급을 받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찜찜합니다.

하지만 최근 나씨는 인터넷TV에서 서비스해주는 'TV페이'를 알게 됐습니다. TV페이는 리모컨이나 스마트폰으로 비밀번호만 입력해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죠. 지난해 7월 KT에서 처음 선보였습니다. 기존에는 TV를 통해 유료콘텐츠를 결제할 경우 통신요금 또는 포인트를 활용한 결제 등으로만 이용할 수 있었는데 이젠 결제도 가능합니다. 홈쇼핑도 상품주문이나 결제가 상담원 또는 ARS자동주문을 통해 이뤄져 불편한 점이 적지 않았는데 이제 리모컨으로 바로 주문이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TV페이를 사용하다보면 평소엔 별로 신경쓰지도 않는 카드포인트가 얼마나 쌓여있는지 쉽게 알 수 있죠. 또 카드사마다 따로 쌓인 포인트를 하나로 모아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합니다. 특히 나씨처럼 본방사수가 어려운 드라마 마니아들은 이미 쏠쏠하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굳이 인터넷에서 카드포인트 통합조회시스템에 들어갈 필요도 없습니다. 인터넷TV 리모콘만으로도 내가 사용한 카드에 얼마나 카드포인트가 남아 있는지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나씨는 자기가 사용하고 있는 카드에 포인트가 1만여점이 넘게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여기에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포인트와 TV쿠폰으로도 콘텐츠와 영화를 구매할 수 있죠. 요즘엔 통신사에서 아예 테마를 잡고 훌륭한 영화를 추천해줄 정도로 양질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사실 주문형비디오서비스(VOD)와 카드사의 제휴는 2013년부터 있었지만 일부 카드사들의 제휴로만 이용이 가능했을 정도로 사용이 제한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TV페이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거의 모든 카드사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고, 지금은 대부분 카드사들의 포인트를 TV포인트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편리해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통신사 제휴 포인트, TV쿠폰과 중복 사용도 가능하기 때문에 할인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 있고, 홈쇼핑 구매 시 TV페이를 이용하면 다시 포인트가 적립됩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TV페이를 사용하다 보면 여러 군데 적립된 포인트를 알뜰하게 모아 사용할 수 있다"며 "특히 카드포인트 외에도 통신사 포인트 등까지 일괄 계산되기 때문에 거의 돈을 내지 않고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