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梨大 데자뷔'…정유라 사촌 장시호도 연세대 특혜 의혹

대교협이 송기석 의원에게 제출한 1998학년도 전국대학생신입생모집요강 중 연세대 특기분야 선발요강. 기타 종목이 추가되면서 개인종목 특기생도 입학이 가능하게 됐다. /사진=송기석 의원실

최순실씨(60·개명 후 최서원)의 딸 정유라씨(20·개명 전 정유연)가 이화여대에 부정 입학했다는 의혹이 증폭되는 가운데 정씨의 사촌언니이자 최씨의 조카인 장시호씨(37·개명 전 장유진)도 연세대에 입학할 당시 특혜를 누린 정황이 포착됐다. 단체종목 특기생만 주로 받아온 연세대가 갑작스레 1998학년도 특기생 정원에 개인종목을 추가한 것이다. 정씨가 이대에 입학하기 전 승마 종목이 추가된 것과 비슷한 형국이다.


8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송기석 의원(국민의당)에게 제출한 '96~98학년도 전국 대학생신입생모집요강'에 따르면 연세대(이하 신촌캠퍼스)는 1998학년도 체육특기생 선발 항목에 '기타종목'을 추가했다. 이후 1998학년도에 장시호씨가 연세대 체육특기생으로 입학했다.

연세대는 이전까지 단체종목 특기생만 주로 뽑아왔다. 1996학년도에는 축구(10명)·농구(5명)·야구(9명)·빙구(9명)·럭비(10명) 등 5개 종목 특기자만 받았고 1997학년도 역시 종목별 인원만 다를뿐 종목 자체에는 변경이 없었다. 하지만 1998학년도에는 종목별 정원도 제한하지 않고 기타종목을 만들면서 개인종목 특기생도 입학할 수 있도록 했다.

연세대는 개인종목 정원을 추가하면서 자격요건도 다른 대학이나 학과에 비해 느슨하게 적용했다. 대교협 자료에 따르면 연세대는 개인종목 특기생의 입학자격으로 "대한체육회에서 우수선수로 추천된 자"로 한정했다. 협회에서 추천만 받으면 지원할 수 있다는 말이다. 수능점수는 400점 만점에 60점만 넘으면 된다.


같은해 고려대도 승마 특기생을 뽑았지만 자격요건은 현격히 다르다. 고려대는 개인종목 특기생의 경우 △대한체육회가 인정하는 전국규모 대회에서 3위 이내로 입상하거나 △각 경기단체, 대한체육회에서 인정하는 국가대표 혹은 상비군 선수로 한정지었다. 세종대는 '국가대표 또는 상비군 경력자'로, 경기대는 '권위있는 대회에서 3위 이내로 입상'하되 개인상만 인정했다.

비슷한 일은 17년 후 이화여대에서도 일어났다. 이화여대가 2013년 느닷없이 특기생 종목에 승마를 집어넣으면서 정씨는 이대 15학번으로 입학할 수 있었다. 2013년 당시 정씨는 국가대표 마장마술팀 상비군 선수로 등재된 상태였다.

송기석 의원은 "최순실씨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면서 딸 정유라씨, 조카 장시호씨에 대한 의혹도 커지고 있다"며 "이화여대뿐만 아니라 장시호씨가 의문스럽게 입학한 연세대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세대 관계자는 "너무 오래된 일이라 자료를 찾기 힘들다. 입학처에 문의해보라"며 직접적인 해명을 피했다. 연세대 입학처에도 해명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한편 장시호씨는 구정초, 신사중, 현대고를 졸업했으며 1997년 전국단체대회 마장마술 부문, 제14회 대통령기 전국승마대회 삼성마장마술 등의 경기에 출전해 우승했다. 승마를 그만둔 뒤 연예계 일을 하면서 CF감독 차은택 씨와 인연을 맺은 후 최순실과 차은택 사이를 연결했다는 의혹을 받고있다. 최순실 파문이 불거진 현재는 잠적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