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표결D-3…정부, 대통령권한대행 실무준비 착수

머니투데이

세종=조성훈 기자

정부가 오는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을 앞두고 국무총리의 대통령 권한대행 체재를 염두에 둔 실무준비에 나섰다.

6일 국무총리실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 각 부처는 탄핵안 가결시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 국정수행을 위한 비상플랜을 실무선에서 수립하고 있다.

국무조정실 고위 관계자는 "탄핵 관련 아직 변수가 많아 구체적으로 언급하긴 어렵다"면서도 "과거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사례를 기초로 실무진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고건 전 총리는 2004년 3월 12일 노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마자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소집했다.

북한도발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이후 임시국무회의를 열어 국가원수 공백상황에서 국정혼선을 피하기위한 차원이었다.

고 전 총리가 매끄럽게 대통령 권한을 이양 받은 전례에 따라 황 총리 역시 비슷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에 들어가면 경호업무와 총리실에 없는 민정 등 보좌업무를 청와대로부터 협조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때는 헌재판결을 통해 복귀한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고 전 총리도 제한적으로만 권한을 행사했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의 경우 복귀 가능성이 낮은 만큼 이번 탄핵 뒤 총리의 역할이 과거와는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 한 관계자는 "권한대행 체제를 준비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아 언제든 할 수 있지만 불확실성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역시 탄핵안 가결에 대비한 준비에 서두르고 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탄핵 이후 상황에 대비한 시장안정 메시지 등 내부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며 "국정공백이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준비"라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탄핵안 가결 시 부총리 주재 긴급 경제상황점검회의를 열 계획이다. 또 국제신용평가사들이나 해외투자자들과도 연락해 신용등급 강등이나 자금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교체예정인 부총리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상태인데다 트럼프 당선 여파나 유럽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미국 금리인상 등으로 대외여건이 좋지 못해 어려움이 더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