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이주혁 대표 "현대라이프 후견인 역할할 것"

“이제는 후배들을 돕는 후견인 역할을 하고 싶다.”

사진=현대라이프생명

최근 사의를 밝힌 이주혁(58·사진) 현대라이프생명 대표가 2년여간 이끌어온 회사를 떠나는 소감을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직원들에게 오는 31일 사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 대표의 사의는 지난 9월 연임이 확정된 지 3개월만에 나온 것이라 의외의 일로 받아들여졌다. 일각에서는 갑작스러운 사임 결정을 두고 현대차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설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두기 위한 용퇴임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인 페이스북을 통해 “현대라이프생명 대표이사를 맡는 동안 대만 푸본생명과 자본제휴도 성사됐고 회사 자산도 2.5배 성장했으며 올해는 적자지만 흑자 직전까지 와 있다”며 ‘재무통’으로서 자기가 할 역할을 다 했음을 시사했다.

이 대표는 1958년생으로 청주고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현대캐피탈 전략기획실장과 영업기획본부장을 거쳐 현대카드·캐피탈 재경본부장(전무), 금융사업본부장(부사장) 등을 지낸 ‘재무통’이다. 2014년에 현대라이프생명 대표이사로 취임해 당시 871억원에 달했던 당기순손실을 지난해 485억원으로 줄이고 올해는 흑자전환 직전까지 개선시켰다.

채널별 영업활성화 전략을 통해 수입보험료를 2014년 말 8450억원에서 올해는 1조5050억원으로 늘렸고 같은 기간 시장점유율도 0.9%에서 2.5%로 끌어올렸다. 지난해에는 대만 2위 보험사인 푸본생명과 자본제휴에 성공해 2200억원의 자본확충을 받았고 자산운용수익률도 4%대로 업계 상위권 수준으로 향상시켰다.


이 대표는 “보험업계의 환경은 어렵지만 현대라이프생명은 새로운 경영진을 중심으로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며 좋은 바람을 일으키면서 충분한 경쟁우위를 가지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또 “현대라이프생명을 맡고 나서 어려웠던 회사를 턴어라운드 시키기 위해 앞만 보고 숨 가쁘게 뛰어왔는데 이젠 옆과 뒤도 보며 후배들을 돕고 후견인 역할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현대라이프생명 관계자는 “이 대표가 밝혔듯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줄 때가 됐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안다”며 “고문직을 맡으면서 회사의 크고 작은 일들에 대한 자문과 조언을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현대라이프생명은 이달 말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신임 대표 후보를 물색한 뒤 내년 초 주주총회에서 임명할 계획이다. 새 대표가 선임될 때까지는 이재원 전략기획본부장이 대표 직무대행을 맡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