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호무역 조치로 한·미 FTA 폐기시 130억달러 손실"

20일(현지시간)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왼쪽)가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앞에서 펼쳐진 취임식 도중 두 주먹을 번쩍 들어 올리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럼프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조치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가 폐기될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은 130억1000만달러(15조3000억원) 줄어들고, 일자리 12만7000개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2일 발간한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트럼프 시대 개막과 함께 ‘미국 우선주의’ 통상정책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은 분석결과를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이 2000년대 적극적인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한 결과 무역수지 적자가 커졌고, 미국 내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실제 한·미 FTA로 미국은 누적 1100억달러(129조3600억원)의 실질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최근 보호무역 조치를 늘려왔다. 클린턴 대통령 시기(1992~1999년) 1052건이었던 미국의 무역보호 조치는 오바마 대통령 시기(2008~2016년) 3746건으로 약 3.5배 증가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기간 중 한·미 FTA 전면 재협상을 시사했던 것과 더불어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는 인물들이 통상라인에 이름을 올린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한·미 FTA가 미국의 일자리를 잃게 만들었다”고 했던 윌버 로스는 상무 장관, 무역 관련 업무 소송 및 협상가로 미국 기업 이익 보호에 앞장서 온 로버트 라이시저가 무역대표부 대표를 맡았다.기존 통상정책에서 급선회할 개연성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한·미 FTA가 폐기돼 미국 정부가 한국 기업에 적용하는 관세가 FTA 발효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 가는 상황을 가정해 트럼프 정부 4년(2017~2020년)간 대미 수출 총 손실액과 총 고용감소분을 추정했다.

보고서는 미국이 중국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할 경우 한국의 대중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즉,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한국의 대중 수출은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2016년 한국의 대중 수출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18억7000만달러(2조2000억원)에 해당한다.

보고서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출범한 트럼프 신정부가 앞으로 내놓을 경제 정책을 면밀히 주시하며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 연구위원은 “보호무역주의 규제 강화가 예상되는 품목에 대한 별도 관리와 실제 한·미 FTA가 폐기 또는 재협상될 가능성에 대한 선제적 대응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정성 확대에 대비하고, 트럼프 신행정부와 소통을 강화해 협력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