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고동진 "배터리 업체 책임 묻지 않겠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고동진 사장. /사진=뉴스1.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가 '갤럭시노트7'(이하 갤노트7) 발화 원인을 배터리 불량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23일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IM) 사장은 삼성 서초사옥에서 이 같은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8종의 배터리 안전성 검사와 다중 안전장치를 도입, 소손 재발을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고 사장과 질의응답 중 주요 내용이다.

-과도한 에너지 밀도에 따른 발화 가능성은 없나?
▶갤노트7은 (배터리 용량이) 3500mAh로 에너지 밀도가 전작보다 높아진 건 사실이다. 우리 스스로도 의문점을 가지고 파고들었다. 배터리는 제품마다 다르게 디자인된다. 배터리 사이즈는 (배터리를 만든) A사와 B사가 동일하지만, 내부 디자인은 다를 수 있다. 두 회사의 발화 원인이 다르게 나타났다. 제3자 분석기관을 통해서도 들으셨겠지만 에너지 밀도와 소손 간 직접 연관은 없었다.

-갤노트7 발화가 설계 문제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대해선 검증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방수·방진 기능 강화, 홍체 인식, 배터리 보호회로 알고리즘 등 언론을 통해 다양한 (발화 원인에 대한) 의견을 주셨다. 그래서 백커버를 열고, 소프트웨어를 바꿔보고, 배터리만 가지고 등 다양한 테스트를 했는데 어떤 경우든 소손 비율이 비슷하게 나왔다. 그게 제3자 기관의 분석과도 비슷했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수 있었다. 우리가 설계상 놓친 부분이 있는 게 아닌가 해서 리튬이온 분야 세계적 석학들에게 평가받고, 이 부분을 차기 모델에 반영하겠다는 거다.


-배터리 공정상 문제로 드러났는데 배터리 제조사들에 법적 책임을 물을 생각은 없는지.
▶갤노트7 같은 플래그십 모델에는 약 1000개 부품이 들어간다. 1000개 중 동일한 제품을 하나로 치면 400개 부품으로 압축된다. 400개 부품을 공급받으려면 450개 1차 협력사와 일해야 한다. 갤노트7 단종과 손실 등을 감안하면 굉장히 힘든 시기였으나, 그들은 우리 협력사이고 다른 모델에서도 일해야 한다. 앞으로 (함께) 일해야 한다. 최종적 책음을 져야 하는 세트 메이커로서 어떤 부품이 들어오든지 검증을 제대로 못한 포괄적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고 말씀드렸다. 분석 결과를 배터리 공급사들과 공유했고 그들도 인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법적 책임 묻는 건 옳지 않다.

-차기 스마트폰 '갤럭시S8'은 언제쯤 공개하나?
▶S8에 대해서는 최종 발표를 조율 중이나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7)에선 발표 안 한다. 8가지 안전 설계,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등 다중 안전장치를 S8에 반영할 수 있도록 이미 준비 중이다. 갤노트7에서 많은 실망감과 불편함을 끼쳐드렸다. 모든 임직원들이 의미 있는 혁신과 끼버할 수 있는 S8로 찾아가는 게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모든 임직원들이 해야 할 일이다. 새 제품을 통해 품질과 소비자 안전을 한층 더 올리고, 여러분들에게 잃어버렸던 신뢰를 반드시 회복하도록 하겠다.

-배터리 발화 원인이 1월에 밝혀진 건데, 소비자들이 3~4월 나올 갤럭시S8에 대해 (갤노트7) 문제들을 해소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을까?
▶700여명 개발자가 (발화 원인 분석에) 투입됐다고 말씀드렸는데 저도 4개월 이상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임원, 개발자들과 같이 일했다. 하나하나 탐색적으로 접근하면서 전문가 자문을 받았다. 11월 말 내부 마무리가 됐고, 제3자 기관 평가는 1월 첫째주 마무리됐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모든 임직원들이 갤노트7 이후 '이러면 안 되겠다'는 각오로 거의 주말 없이 밤을 세워가면서 분석했다. 차기 제품에 반영해야 하는 사람들도 같이 노력해왔다. 3~4개월이 짧아보일 수 있지만 나름 긴 시간이기도 했다. 우리가 모르고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 늘 겸손하고 듣는 자세로 전문가들과 같이 일하겠다. 서드파티 분들하고도 같이 보조를 맞춰나가겠다.

-1차 리콜 대상 국가에서 중국을 제외한 이유는?
▶1차 리콜 때 중국은 B사 배터리를 채택했었다. 당시 B사 배터리에서는 A사 배터리에서 발생한 문제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결과적으로는 우리가 검증을 제대로 못해 A사 배터리에서 전혀 나오지 않은 문제가 B사에서 나왔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중국 소비자들과 자세하게 소통했다면 그 당시 제기됐던 '이중잣대'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중국 소비자들이 마음 상하고 불편했던 것에 깊이 사과드린다.

특히 중국은 노트 시리즈에 대해 세계 어디보다 열광적인 반응을 보여준 국가이자 시장이다. 다시 진정성 있게 찾아갈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이 자리를 빌려 중국 소비자들께 감사드리고 더 좋은 제품으로 찾아뵙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