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역전쟁 亞 타깃은…"韓·中·日·베트남 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아시아 국가도 전쟁을 피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미국에 무역적자를 안기는 한국과 중국, 일본, 베트남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가 13일 보도했다.

데보라 엘름스 아시아무역센터 소장은 이날 "아시아 대부분의 수출이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며 "무역적자는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순간 화를 내거나 트위터 공격을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국가가 이 문제를 알고 있을까? 아마 모를 것"이라며 경고했다.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와 한국·일본·중국 등 동북아 무역정책에 대한 공격, 공화당의 수입품 관세 부과 개혁 등을 비춰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에 무역전쟁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충분하다. 피터 나바로 국가무역위원장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지난해 쓴 보고서에서 "미국과 타국간 무역격차가 성장 둔화의 원인"이라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에 무역적자를 겪게 하는 국가일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특히 대미 무역흑자가 큰 순으로 중국과 일본, 베트남, 한국 등이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우선 타깃으로 꼽히는 곳은 중국이다. 중국은 지난해 대선 중 트럼트 대통령의 주된 공격 대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징벌적 관세 부과부터 환율조작국 지정 등을 거론하며 중국을 위협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통신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전쟁이 양국에 해가 될 것이라고 우려한 점을 트럼프 대통령이 염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다음으로 대미(對美) 무역흑자가 높은 일본이 공격 타깃이 될 공산도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자동차업계가 일본에서 부진하다는 점에 불만을 표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에 대해 미국 자동차업계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위협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지도자로 꼽힌다.

베트남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칼날에서 멀지 않다. 베트남의 대미 무역흑자는 베트남 경제 규모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크다. 이는 2010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불어났다. 중국 공장들이 저임금 혜택을 위해 베트남으로 대거 이전한 게 배경이 됐다. 베트남의 주요 수출품은 의류, 가구, 침구 등이다.

한국도 미국의 무역전쟁을 주의해야 하는 국가다. 한국은 2012년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기반해 미국과 교역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를 '일자리를 죽이는 협정'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자동차무역정책위원회(AAPC)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 가운데 80%가 자동차 업종에서 나타났다. 주형환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에 "한미 FTA와 관련해 오해 소지가 있는 부분을 분명하게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미 주요 교역국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이들 국가의 무역지표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중국·일본(2월20일), 한국(3월1일), 독일(3월 10일), 대만(3월 7일) 등은 무역지표 발표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