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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평창올림픽…일본만큼만-한국처럼은

광화문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입력 : 2017.03.06 16:53|조회 : 6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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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 광장에 놓인 평창올림픽 관련 조형물(시계)
서울시청 광장에 놓인 평창올림픽 관련 조형물(시계)
30년만이다. 대한민국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것은.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2018년 평창 올림픽까지 꼭 그만큼의 시간이 흘렀다. 국정농단 의혹과 탄핵시비 혼란의 뒤켠에 있어 관심권에서 벗어나 있지만 11개월여가 지나면 선수들과 전세계의 가슴이 뛰는 열정의 무대가 열릴 것이다.

서울과 평창올림픽에는 모델(또는 반면교사)로 불릴 만한 국가가 있다. 일본이다. 88 서울올림픽이 열리기 전 아시아권에서 처음 올림픽(1964년 도쿄올림픽)을 치러낸 일본의 사례가 많이 참조가 됐다. 일본은 본래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으로 패전의 참화에서 시름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서 미국 등의 협조와 주변국에서 치러졌던 전쟁 등을 발판으로 삼아 1950 ~ 60년대 눈부신 경제부흥에 성공한 여세를 몰아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고 그 무대로 올림픽을 선택했던 것.

일본은 올림픽 이후로 ‘사무라이와 일본도’로 상징되는 호전적인 이미지를 씻어내고 친절한 일본이라는 인상을 주는데 성공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경제대국이 된데다 스포츠대국이자 문화대국으로까지 발돋움했다.

경쟁도시였던 일본의 나고야를 꺾고 개최지로 선정돼 1988년 올림픽을 치러낸 대한민국도 사정은 비슷했다. 식민지와 한국전쟁, 분단이라는 아픈 역사를 갖고 있었던 한국은 경제재건의 의지와 교육열, 국민의 희생 등을 바탕으로 눈부신 성장을 일궈냈다. '일본만큼만 치러낸다면' 정치지도자들은 1964년 일본의 사례를 본받아 제2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싶었다. 88 서울올림픽은 대성공이었다. 냉전체제의 공산진영과 자유진영이 모두 참가하는 대회가 12년만에 성대히 치러졌고 원조를 받던 최빈국 대한민국이 개발도상국을 넘어서 선진국의 문턱까지 치고 올라가는 기폭제가 됐다.

도쿄올림픽과 서울올림픽은 국가적으로도 성공이었지만 그 자체로도 모범 개최 사례로 꼽혔다. 일본은 하계올림픽의 성공을 발판으로 동계올림픽 개최를 결정해 1998년 나가노 올림픽을 성사시켰다. 부동산 폭락 등으로 시름짓던 경기를 되살리려는 희망도 있었다.

하지만 나가노 올림픽은 사상 최악의 적자를 냈다. 1997년 한국과 동남아에 몰아닥쳤던 외환위기도 영향을 줬고 대규모 경기장 등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등을 감내할 체력도 되지 않았다. 올림픽을 통해 당초 2조3000억엔의 경제효과를 기대한 지역연구소의 발표와는 달리 1000억엔 가량의 적자를 기록했고, 올림픽이 지역 경제를 살릴 것이라는 환상도 함께 무너졌다. 일본 국내적으로도 땅값은 여전히 바닥 수준이었고 아시아의 패권국가로는 중국이 급부상했다.

한국은 그동안 아시안게임 개최 등으로 평창올림픽을 꾸준히 준비했다. 하지만 평창이 최종 낙점을 받을때까지 두차례 경쟁국가 도시에게 분루를 삼킨 적도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신청서를 처음 제출한 것이 2003년 7월의 일이니 15년의 긴 기다림이 있었던 것.

하지만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도 간발의 차이지만 ‘관심 있다’는 응답(48%)보다 ‘관심 없다’는 응답(49%)이 많았다. 기업 후원이 목표에 못 미치고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전·현직 장차관이 줄줄이 구속됐다. 올림픽 관련 투자의 효용성 논란도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준비부족으로 인한 실패와 관심과잉으로 인한 실패는 차원이 다르다.

마침 일본은 2020년 다시 도쿄올림픽을 치른다. 2016년 브라질 리우올림픽 폐막식에서 슈퍼마리오 모자를 쓰고 차기 올림픽 개최를 알렸던 아베 신조 총리는 도쿄올림픽까지 끄덕없을 기세다. 한국의 평창 올림픽 유치 주역들은 2선으로, 병석으로 물러난 상태다. 개회 선언을 누가 할지도 미정이고, 주무 장관은 대행체제다. 반면교사로 삼았던 일본이 한국과 평창을 지켜본다. '한국처럼 되면 어쩌지' 라는 의심의 눈빛으로, 타산지석의 자세로. 이제 꼭 340일 남았다.
머니투데이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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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민
배성민 baesm1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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