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투자자, 실전투자대회서 개미 현혹 고수익 올리다 '덜미'

개인투자자 겸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증권방송과 주식추천(일명 '리딩')을 하는 A씨는 증권관련 정보 제공업체 B가 운영하는 실전투자대회에서 단기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유명세를 탔다.

A씨의 고수익 수법은 간단하다. 미리 딴 주머니를 차고 특정 주식을 매입한 뒤 실전투자대회에서 자신의 유명세를 악용, 투자자의 추종 매수를 이끌어 고수익을 거둔 것이다.


그는 2015년 3월30일부터 4월30일까지 ㈜OOO 등 4개 종목 주식에 대해 본인 명의 계좌를 통해 선매수한 뒤 이를 매도하는 과정에서 B사가 운영하는 실전투자대회에 등록된 다른 계좌(매매내역을 실시간 공개)와 인터넷 블로그·카페를 이용한 매수 추천행위(리딩)를 했다.

이를 통해 일반투자자들의 매수세를 유인했다. A씨는 선매수 물량의 차익실현을 용이하게 해 ㈜OOO 등 4개 종목의 매매와 관련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상 부정거래 금지 규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사의 실전투자대회는 참가자가 등록한 자신의 계좌의 주식거래내역에 관한 정보를 실시간 확인하고 이를 불특정다수의 투자자에게 휴대전화 알림을 통해 공개하거나 공유하는 것이 가능하다. 따라서 단기간 실전투자대회 수익률이 가장 높은 A씨의 주식거래내역을 불특정다수의 일반투자자가 실시간 확인하고 추종하는 것이 가능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15일 열린 제5차 정례회의에서 개인투자자 A씨에 대해 ㈜OOO 등 4개 종목 주식에 대한 부정거래 금지 위반을 이유로 '자본시장조사업무규정'에 따른 수사기관 통보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또 A씨가 부정거래 행위 과정에서 활용한 실전투자대회를 운영했던 B사에 대해서도 해당 실전투자대회가 불공정거래 발생에 영향을 준 사실을 발견해 '금융규제 운영규정'에 따른 행정지도 조치를 했다.

이번 사례에서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 후속조치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금융투자업자나 금융투자업자가 아닌 자가 운영하는 실전투자대회와 관련해 시장질서 교란행위 등이 발생한 사례가 있어 행정지도에 나설 방침이다.

실전투자대회를 영업의 일부로 운영하는 경우 일반투자자의 건전하고 공정한 투자문화 확립이라는 취지를 갖고 운영해야 하므로 정확성과 검증가능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실전투자대회 참여자의 문자메시지(SMS)를 기반으로 매매내역을 파악하는 경우 참여자가 이용하는 금융투자회사의 문자메시지 발송방식이 각기 다름에 따라 매매내역 파악이 부정확하게 이뤄진 사례가 있다.

A사는 실전투자대회 참여자가 휴대전화를 통해 수신하는 금융투자회사의 증권 거래에 대한 체결 문자메시지를 바탕으로 실전투자대회의 거래 내역 및 수익률을 산정한다.

그러나 △실전투자대회 참여자가 자신의 휴대전화 전원을 꺼 놓은 경우 문자메시지 수신이 원활하지 못하고 △참여자의 주문 수량 중 일부만 장중 체결된 경우 증권 거래에 대한 체결 문자메시지 수신이 원활하지 못해 참여자의 문자메시지 수신을 기반으로 파악하는 매매내역이 정확히 집계되지 못한 상태에서 실전투자대회를 운영할 가능성이 있다고 금융위원회는 지적했다.

또 금융투자업자가 아닌 자가 실전투자대회를 운영할 때 참여자의 전체 자산내역·금융거래내역·현금흐름 등을 수시로 파악하기 어려워 투자대회 수익률 산정 내역에 대한 검증이 불가능한 사례도 있다.

금융위는 이처럼 실전투자대회 운영 과정에서 부정확과 불공정한 운영이 존재하면 일반투자자에 대해 특정 참여자의 부당한 영향력이 형성되거나 기업 가치와 무관하게 특정종목에 대한 매매가 유인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금융위는 "실전투자대회 운영 주체는 이러한상 불공정거래(시장질서 교란행위 등) 발생 가능성을 철저히 확인해 대회를 운영하고 특히 투자대회 운영내용에 관한 정확성과 검증가능성 없이 참여자의 실시간 매매내역을 기반으로 실전투자대회를 진행해 자본시장의 건전성·공정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시간 매매내역을 기반으로 정확한 실전투자대회 운영이 어려울 경우 참여자의 매매내역을 상당시간 지연시켜 집계하는 방법 등을 통해 투자대회 수익률을 최대한 정확하게 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