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게 말고 반으로 접고…꿈의 스마트폰 언제 만날까

/사진제공= 삼성디스플레이

2007년 1월 9일 고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미국에서 열린 '맥월드'에서 아이폰을 공개한 이후 스마트폰의 디자인은 10년 넘게 막대 모양을 유지하고있다.

블랙베리 등 일부 제조사들이 물리자판을 고집했지만 결국 스마트폰은 전면을 디스플레이 가득 채운 디자인으로 수렴됐고, 이후 베젤(테두리) 두께 축소, 소재, 모서리 곡선 등 지엽적인 디자인 차별화만이 진행됐다.


하지만 올해 디스플레이가 휘어지거나 접히는 스마트폰이 출시되면 스마트폰의 미래 역시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현재 폴더블(접히는) 스마트폰 개발에 가장 앞선 것은 삼성전자다. 해외 테크 전문 언론 및 블로그 등에서는 삼성전자는 3분기 폴더블 스마트폰 시제품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갤럭시X'라는 이름의 이 제품은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 2017'에서 첫선을 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스마트폰에 처음으로 'AMOLED'(능동형발광다이오드)를 탑재한 삼성전자는 8년동안 AMOLED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기술을 발전시키고, 양산역량도 키웠다. AMOLED는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이미드(PI)를 기판 소재로 활용해 유리기판과 달리 접거나 구부릴 수 있다. 머리카락보다 얇은 두께도 매력적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제품에 디스플레이 양끝을 구부린 '엣지' 디자인을 접목할 수 있었던 것도 AMOLED의 특징을 활용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함께 스마트폰을 반으로 접을 수 있는 제품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시제품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본격적인 양산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디스플레이 및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BOE, 비전옥스 등은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제품을 공개했고, 레노버 역시 이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폴더블 스마트폰 콘셉트 제품을 지난해 선보였다.

양산 경험 및 기술적 완성도, 수율 면에서 삼성이 가장 앞선 것은 사실이지만 그간 기술 격차를 크게 줄여온 중국 기업들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완성도가 큰 제품을 먼저 내놓아야 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기술을 과시하기 위해 폴더블 스마트폰을 앞서 내놓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가 기술을 갖고도 본격적인 생산 시기를 저울질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진화는 폴더블 제품을 시작으로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제품을 돌돌 말아 손목에 착용하거나 평소에는 디스플레이를 말은 상태로 원형 막대에 넣었다가 이를 잡아 빼 사용할 수 있는 '롤러블' 기기도 수년 내 출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종이처럼 완전히 접을 수 있는 수준의 디스플레이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이 기술이 접목되면 디스플레이를 2회 이상 접을 수 있어 명함 크기의 스마트 기기를 수차례 펼치면 A4 용지 이상의 넓은 화면으로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