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6%’…한은, 3년 만에 성장률 전망 전격 상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제7차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있다. /사진제공=뉴스1

한국은행이 3년 만에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4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6%로,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1.8%에서 1.9%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높인 것은 2014년 4월(3.8%→4.0%) 이후 3년 만이다.

이는 최근 수출 및 투자 회복세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국내 경제는 소비가 여전히 저조했지만 수출과 투자가 개선되면서 성장세가 다소 확대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성장률 전망치를 높인 이유를 설명했다.

미국 금리인상, 환율조작국 지정 등 대외 변수가 있으나 소비위축이 예상보다 크지 않고 보호무역주의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수출이 개선흐름을 나타낼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IT(정보기술) 대기업 중심의 설비투자 실적이 예상보다 늘었고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0.5%로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올해 성장 경로의 시발점이 이전보다 높아진 지표상의 기술적 효과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물가상승률도 국제유가 오름세, 농축산물 가격 상승세 등을 반영해 1월 전망보다 0.1%포인트 높여 잡았다.

한은이 금리결정 중요 변수인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상향 조정함에 따라 향후 통화정책 방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이번 결정으로 추가 금리인하 전망은 거의 힘을 잃게 됐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금리동결 기조가 10개월째 이어진 가운데 성장세가 개선됐고 물가 수준도 목표치인 2%에 빠르게 근접했다. 한은이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추가로 내릴 명분이 약해졌다.


이 총재도 이날 "앞으로 성장, 물가 경로를 고려했을때 금리인하 필요성이 이전보다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다.

시장에선 한은의 이번 경제전망 영향에 주목한다. 특히 5월 ‘장미 대선’ 이후 출범하는 새 정부와의 정책 공조 측면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일부 유력 대선주자들은 당선되면 곧바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고려하면 한은이 미국 금리인상, 국내 경기회복세 등을 고려해도 금리인상 타이밍을 더 늦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총재는 정부 추경 편성과 관련해선 "국내 경제상황이 예상치 못한 상황 변화로 경기 하방요인이 증대될 경우 추가적인 재정확장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