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주고 산 AS패키지 환불 불가?" 공정위, 수입차 횡포 '제동'

공정위 세종청사 전경

정당한 사유없이 유상으로 판매한 유지보수서비스(AS) 패키지 제품의 환불을 거부하는 등 소비자에게 불리한 AS 약관을 운용해 온 수입자동차 판매사업자들의 행태에 제동이 걸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7개 수입차 업체의 AS 이용약관을 점검해 5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조항을 시정했다고 24일 밝혔다. 대상업체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FCA코리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한국닛산 △한불모터스 △혼다코리아 등 7개사다.


공정위가 문제 삼은 AS상품은 정기점검 및 엔지오일·필터 등 소모품 교환 서비스를 패키지화해 약정된 횟수만큼 이용할 수 있는 '유상 패키지 서비스'와 무상 보증기간 이후 추가로 품질보증기간을 연장해 보증기간 내 고장 발생 시 주요 보증부품을 수리·교환받을 수 있는 '품질보증연장 서비스' 등이다.

공정위 조사결과를 보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한국닛산, 한불모터스, 혼다코리아 등 5개사의 약관의 경우 AS 계약체결 이후에는 중도해지나 환불 자체가 불가능 했다. 또 중도해지나 환불을 해주더라도 판매사에 귀책이 있거나 차량이 전손처리된 경우, 서비스를 한번도 이용하지 않는 경우 등으로 제한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조항이 현행 약관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고객의 계약해지권과 원상회복청구권을 제한하는 만큼 시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미 지불한 대금에서 적정한 위약금과 실제 공급받은 재화 등의 대가를 제외한 금액을 받환 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자료제공=공정거래위원회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FCA코리아 등 3개사의 약관에서는 서비스 이용쿠폰의 유효기간(2년~4년)이 경과한 이후 이용하지 않은 서비스가 있더라도 일체 환불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조항이 불공정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사업자가 정한 유효기간과 상관없이 이미 지불한 서비스 대금은 상법상 상사채권소멸시효인 5년 이내에 언제든지 환불받 수 있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또 환불이 일체 이뤄지지 않는다면 소비자가 이용하지 않은 서비스만큼 사업자가 이익(낙전수입)을 취득하는 부당한 측면도 있다고 봤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FCA코리아, 혼다코리아 등 4개사는 서비스 이용쿠폰을 타인이나 타차량에 양도양수 하는 것을 금지한 약관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공정위는 유사 조건의 차량 소유자에게 양도양수가 가능하도록 하되 서비스 이용쿠폰이 무분별하게 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업자에게 양도사실을 통지하거나 사업자의 승인을 얻도록 해당 조항을 고치도록 했다.

이외에 계약내용에 대해 고객과 사업자 간의 해석상 차이가 있을 경우 사업자의 판정에 따라 처리토록 한 재규어랜드로버의 약관과 고객과 발생한 분쟁을 사업자 주소지 관할 법원에서만 다툴 수 있도록 한 한불모터스의 약관 조항도 시정토록 했다.

선중규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공정위 조사과정에서 7개사 모두 문제가 된 약관조항을 자진시정했다"며 "이번 시정조치로 수입차 AS 관련 계약해지·환불 등에 대한 분쟁이 줄고 수입차를 이용하는 국내 소비자의 권익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