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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손의 저주 '화력발전과 면세점'

[우리가 보는 세상]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 |입력 : 2017.05.17 05:00|조회 : 7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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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정부는 재임 중 대기업들에 민간 화력발전 사업권을 내줬다. 한국전력과 그 발전 자회사들이 독점하던 시장을 민간에 개방한다는 취지였다. 사업이 발표되자 삼성과 SK, LG, 포스코 등 재계 10위권 내의 내로라 하는 대기업들이 모두 줄을 섰다. 생산한 전기를 한전이 모두 사준다니 사업성을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그런데 선정 결과는 의외였다. 2011년 5차 전력수급계획에서 동부(당진)와 STX(삼척)가 쟁쟁한 경쟁사를 꺾어 이변을 연출했고, 2013년 6차 때는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고 알려진 동양(강릉)이 마지막 권한을 잡았다.

당시 야당은 정경유착을 주장했다. 허가권을 따낸 기업들이 받은 경쟁 평가 결과가 증거였다. 채점과정에서 선정사들이 삼성이나 SK를 누르고 재무건전성 부문에서 만점에 가까운 아이러니한 점수를 얻은 것이다.

2013년말 국정감사에서 김동철 민주당 의원(현 국민의당) 등은 "허가권을 얻은 기업 대부분이 여당 정치인과 퇴직관료를 영입해 로비를 벌이고 최소 수천억 원 규모의 사업권 특혜를 얻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권이 살아있던 상태에서 추가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한데 흥미로운 사건은 그 이후에 벌어졌다. 의혹투성이 허가권을 따낸 3사가 해당 권한을 실제 수천억 원에 팔았음에도 순차적으로 모두 무너진 것이다.

2013년 동양은 허가권을 따내자마자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몰리면서 해체되는 비극을 맞았다. 특히 동양종금증권이 그룹의 부실을 알면서도 계열사 CP(기업어음)를 개인투자자들에게 수조 원어치나 판 것이 문제가 됐다. 이른바 '동양사태'로 총수와 경영진이 대부분 구속됐고 그룹은 1년여 만에 분해됐다.

STX도 마찬가지다. 샐러리맨으로 출발해 10여 년 만에 STX를 재계 10위권까지 끌어올렸던 강덕수 회장이 2014년 횡령과 배임 혐의로 구속되면서 신화가 무너졌다. STX 역시 재건을 논할 수 없을 정도로 그룹 전체가 흩어졌다.

동부는 2014년 말부터 위기를 겪었다. 이 그룹은 2년여 동안 그룹 모회사인 동부건설은 물론, 동부익스프레스와 동부제철 등 제조 계열사 대부분을 내주고서야 고비를 넘겼다. 사실상 동부화재 중심의 금융 소그룹이 됐다.

특혜를 의심받던 3개의 민간 화력발전 허가권은 비싼 값에 주인이 바뀌었다. 동양이 포스코에너지(4300억원)에, 동부가 SK가스(2000억원)에, STX가 일본 오릭스를 거쳐 GS(64%, 5649억원)에 권한을 팔았다. 따지고 보면 이명박정부는 민간 화력발전을 두고 1조원이 넘는 로비 및 프리미엄 시장을 조장한 셈이다.

이명박정부의 바통을 넘겨받은 박근혜정부도 같은 사례를 남겼다. 대통령 개인의 관심사를 반영한 듯 박근혜정부는 면세점 허가권을 두고 대기업을 유혹했다.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늘던 시기라 경쟁은 치열했다.

2015년초 관세청이 서울 시내면세점 3개를 추가로 허용하겠다고 발표해 시장을 흔들었다. 5월에는 기존 운영되던 3개마저 신규 사업자를 뽑겠다고 하면서 업계를 격랑에 빠뜨렸다. 기업들은 사실상 국가에 헌납하는 기부금을 늘리기 시작했고 그만한 로비시장이 열렸다. 시장은 빼앗은 자들과 빼앗긴 자들의 험담이 오가는 전쟁터로 변했다.

하지만 면세점 전쟁의 결과는 알다시피 승자와 패자가 구분되지 않는 비극으로 남았다. 허가권을 두고 싸움을 부추긴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문제로 중국과 외교 문제를 야기하면서 시장 자체는 사실상 영업정지된 수준으로 전락했다. 허가권을 뺏긴 기업들은 물론이고 경쟁에서 승리한 신규 진입자인 두산과 한화,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마저 적자가 쌓여 웃을 수 없는 형편이다.

결론적으로 정부가 시장의 이권에 불공정하게 개입하면 구성원들은 신뢰를 거둬들인다. 이번 대선에서 우리는 주적 개념을 두고 헷갈렸다. 하지만 이념논쟁을 차치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자유 공정경쟁의 근간을 흔드는 이적행위가 아닐까. 참여자들의 믿음이 사라진 시장은 필패한다. 자본주의가 말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정부의 월권에 내리는 저주라고 할 수 있다.

새 정부에 부담을 줘서 미안하지만 앞선 문제들은 현재진행형이다. 대통령이 강조해온 숨은 적폐다. 41%의 지지율로 시작했지만 출범 일주일 만에 75%의 국정운영 지지율을 얻은 새 정부에 기대를 건다. 옳은 길로 가고 있다는 평을 들을 때 귀를 열고 앞선 정부의 문제를 반면교사로 삼으면 좋겠다.

보이지 않는 손의 저주 '화력발전과 면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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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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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  | 2017.05.17 09:40

세상을 한쪽만 보는것이 아닌지 ,공정하고 정확해야 하는것 아닌지 참 ........... 언론이 한쪽으로 모이면 피해는 고스란히 백성이 받는다는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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