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소득분배지표 역대 최대폭 악화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폐업위기에 내몰린 자영업들이 늘고 있다. 26일 오후 서울시내의 한 점포가 점포정리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최근 은행권 개인사업자대출 금리가 빠르게 오르며 경기 불황에 시름하던 자영업자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2017.2.2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자료=통계청

박근혜정부의 마지막해인 지난해 3대 소득분배 지표가 통계조사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임시직과 일용직 감소, 자영업자 증가로 저소득층의 삶이 그만큼 팍팍해진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이 그동안 각종 복지정책을 확대해 분배구조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정권내내 소득양극화 구조는 심화된 것이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106 소득분배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지니계수는 0.304로 2015년 0.295에 비해 0.009 증가했다. 지니계수는 빈부격차와 계층간 소득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1에 가까울 수록 불평등하다는 뜻이다.


지난해 지니계수 증가폭은 2006년 전체가구 대상 지니계수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이는 박근혜정부 출범 첫 해인 2013년 0.302보다 0.002 증가한 수치이기도 하다.

소득 5분위 배율은 지난해 5.45배를 기록했다. 소득 상위 20%의 평균소득이 하위 20%보다 얼마나 많은 지를 보여주는 지표인데 2015년 5.11에서 0.34배 포인트(p) 상승한 것이다. 이 역시 조사이래 가장 큰 폭이다.

상대적 빈곤율도 2015년 13.8%에서 지난해 14.7%로 0.9%p 상승했다. 상대적 빈곤률은 중위소득의 50%이하인 이른바 빈곤선 이하 계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인데, 지난해 역대 최대폭으로 뛰었다.


소득 5분위 배율과 상대적 빈곤율 역시 박근혜 정부 출범 첫 해 당시 각각 5.43배, 14.6%보다 악화됐다.

2015년의 경우 3대 지표가 모두 전년보다 큰 폭으로 개선됐었다. 지니계수는 0.295로 0.007, 소득 5분위 배율은 5.11로 0.3배p, 상대적 빈곤율은 13.8%로 0.6%p 전년보다 줄었다. 그런데 마지막해 개선폭을 모두 상쇄해 버린 것이다.

지난해 10월 24일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박 전 대통령은 "기초연금과 맞춤형 기초생활급여를 도입한 결과 지니계수와 소득 5분위 배율을 비롯한 여러지표에서 분배구조 개선이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었다.

김정란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은퇴 고령층이 증가하는 등 인구구조 변화에다 지난해 상용 근로자가 늘어난 데 비해 임시직 근로자가 상당히 많이 줄어 저소득층 소득이 크게 감소했다"면서 "정부 정책효과가 커졌음에도 전반적으로 소득격차가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1분위 다수가 속한 임시 일용직 감소로 1분위 근로소득이 9.8% 줄었다. 또 구조조정에 따른 실직자 유입으로 영세자영업자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저소득층 사업소득도 17.1% 감소했다. 다만 기초연금 도입효과와 맞춤형 급여체계로 이전소득(정부정책 효과분)은 증가했다.

2017년 1분기 가계소득은 459만 30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8% 증가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가계소득 증가세가 전반적으로 둔화하는 가운데 저소득층 소득이 크게 감소하며 2016년 소득분배가 악화로 전환됐다"면서 "적극적 거시정책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최저임금 단계적 인상과 노후소득 보장강화 등 저소득층의 소득증대와 격차해소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