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공약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방송법 이번엔 처리될까

"공영방송 이사진을 여당 추천, 야당 추천 비율을 7대6으로 정해 놓은 방송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같은 내용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을 적극 추진하고자 한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26일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학회 '문재인정부에 바라는 미디어 정책 7대 과제'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 대선 공약이었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국회에서 적극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안 수석전문위원은 "권력이 방송이나 언론을 지배하거나 수단화 도구화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다"며 "여당이 된 입장에서 이번 기회에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방송학회 미디어제도개선연구특별위원회는 새정부에 바라는 미디어 정책 7대 과제를 마련해 제안했다. 7대 과제로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미디어내용물의 자유와 책임 보장을 위한 방송통신심의체제의 개선 △인터넷 표현의 자유 보장 △미디어 R&D 정책 구조 개선 △미디어 산업의 성장정책:시장 자율과 혁신, 다양성의 균형 △통신규제 정책 개선을 통한 이용자 후생증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복지실현을 위한 정책 기구의 재구조화 등이다.

이준웅 서울대 교수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에 관해 "현행 공영방송 지배구조는 다수파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다수주의로 운영되고 잇다"며 "합의제적 성격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BS 이사회의 경우 11인 가운데 7대 4, MBC 이사회인 '방송문화진흥회'는 9인 중 6대3의 과반수 이상을 여당 측 인사로 구성돼 지배력을 독식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이사회 구성을 15인으로 확대하되 여야 구성을 8대 7로 하고 공영방송 사장 선임은 2/3 이상의 찬성이 가능하도록 해 합의를 통해 사장을 선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각 정당 참석자들은 공감의 뜻을 표시했다. 특히 현재 발의된 방송법 개정안의 유사한 정책을 담고 있어 6월 임시국회부터 적극적으로 처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공영방송 사장 임기를 보장하고 경영평가를 도입해 경영실적에 따라 연임 여부를 결정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공영방송 사장이 '정권의 꼭두각시'라고 불릴 만큼 정파적이었던 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란 것이다.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정부, 정권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운영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디어 정책기구 조직 개편에 대해서는 미디어 산업의 특수성과 사회적 가치 기준 변화를 고려할 때 현재 방송통신위원회와 같은 합의제 행정위원회의 유효성을 지속,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정치적 이해관계가 투영되는 폐단을 개선하기 위해 안건별로는 독임 영역과 합의 영역을 구분해 처리하고 상임위원 수를 확대하고 민간 비상임위원을 추가하는 구성방식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정책 결정 책임소재를 명확히 함으로써 '위원 정책 책임제' 등 정책 실명제를 실시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번에 제시된 7대 과제는 제 19 대 대선을 앞두고 방송학회가 지난해 11 월부터 ‘미디어제도개선연구특별위원회’를 구성해 4번의 걸친 공개 세미나와 학회 회원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세부 계획안으로 마련됐다. 이날 세미나에는 각 정당의 수석전문위원들이 참여해 제안한 내용에 대한 정당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도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