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 가이드라인, 오늘부터 시행…성장세 꺾일라 '불안'

P2P대출 가이드라인이 3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29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줄도산 우려를 키웠던 예치금 관리 시스템 구축은 어느 정도 해결점을 찾았지만 투자한도 제한 등으로 대출 성장세가 꺾일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하다. 금융당국은 P2P대출의 위험성이 적지 않은 만큼 투자자 보호를 위해 규제를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9일부터 P2P업체들은 은행, 상호저축은행, 신탁업자 등에 투자자금을 맡겨 별도 관리하는 '고객예치금 분리 보관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시스템 구축을 놓고 우려가 컸지만 다행히 만들어진 시스템을 여러 업체들이 연동해 쓸 수 있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았다. NH농협은행과 손잡은 미드레이트와 8퍼센트도 가이드라인 시행에 맞춰 'P2P 자금관리 API' 서비스를 시작한다.

한국P2P금융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승행 미드레이트 대표는 "협회 회원사들이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열어놓은 상태"라며 "회원사는 본인의 시스템에 연동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 측이 P2P협회 회원사들을 우선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만큼 비회원 업체는 일부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투자한도 문제는 여전히 부담이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일반 개인투자자의 업체당 투자한도는 연간 1000만원으로 제한되며 동일차입자의 경우 500만원까지만 투자할 수 있다. 이자 및 배당소득이 2000만원을 넘거나 사업·근로소득이 1억원을 웃도는 개인투자자에 한해서는 연간 4000만원(동일차입자 2000만원)까지 투자가 가능하다.


P2P업체들은 투자한도 제한에 대해 다양한 대응전략을 내놓고 있다. 8퍼센트는 기존 18~36개월이었던 신용대출 상품 만기를 12개월로 단축했다. 빠른 투자금 회수로 소액 투자자들의 재투자 기회를 넓히겠다는 취지다. 테라펀딩은 최소투자금액을 100만원에서 10만원으로 대폭 하향해 소액투자자들의 진입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개인과 달리 투자한도 제한이 없는 법인투자자 유치에도 총력을 다하고 있다. 8퍼센트는 지난달 교원그룹으로부터 법인투자를 유치했고 테라펀딩, 어니스트펀드, 써티컷 등도 법인투자자의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대응에도 P2P업계의 성장세는 크게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여전하다. 지난해 말 기준 6289억원이었던 P2P업계 누적대출액은 2월 8173억원을 거쳐 4월 1조1298억원까지 증가했다. 2월부터 4월까지 증가율은 38.2%에 이른다.

P2P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제한 등 때문에 성장률이 꺾일 가능성이 높다"며 "2개월 정도 지나면 위축세가 명확히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