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디지털·공유경제 보완한 GDP 통계 나온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7 IARIW-BOK 국제소득 및 부 연구학회 컨퍼런스'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한국은행이 디지털 및 공유경제 부문을 GDP(국내총생산) 통계에 반영하는 내용의 중장기 통계 개선에 나선다. 현재 0.005% 규모로 추정되는 미포착 부분의 반영 방법을 개발해 오는 2019년 3월 새로운 조사결과를 반영한 GDP통계를 내놓을 예정이다.

29일 한은은 이 같은 내용의 'GDP통계의 디지털 및 공유 경제 반영 현황 및 향후 개선 계획'을 발표했다.


한은에 따르면 최근 들어 GDP통계에 디지털·공유경제 거래가 제대로 포착되고 있는지가 이슈로 제기되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를 비롯한 많은 통계 작성기관에서도 본격 논의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한은도 지난해 7월 경제통계국 내에 국민계정연구반을 설치하고 현재 작성되고 있는 GDP통계의 디지털·공유경제 부문 측정 상황을 점검했다.

한은은 통계 작성의 국제 기준인 국민계정체계(2008 SNA)를 따른다. SNA는 모든 시장거래를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디지털·공유경제 거래라도 이에 해당하는 부분은 원칙적으로 GDP통계에 포착된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점검 결과, 한은은 현재 기초통계의 미비로 GDP 통계 상에 미포착된 규모를 전체 GDP의 0.005% 내외로 추정했다.

먼저 에어비앤비 등 숙박 공유 서비스의 경우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에 등록되지 않은 숙소에서 벌어들이는 숙박료 수입은 GDP통계에 포착되지 않고 있다. 한은은 미포착 규모를 명목 GDP의 0.005% 내외로 봤다.

우버 택시 등 승차 공유, 쏘카 등 차량 공유 서비스의 경우에는 각각 운수업과 기계장비 및 용품임대업으로 GDP 통계에 포착되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개인간(P2P) 영업 형태의 우버엑스 서비스는 허용되지 않고 있으며 B2C(기업-소비자간) 형태의 우버블랙만 운행 중이다.

그러나 P2P 형태로 이용되는 카풀서비스의 경우 가계소득이 GDP통계에서 포착되지 못하고 있다. 한은은 사업 초기 단계라 거래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했다.

개인간 대부 서비스(P2P 대출)의 경우에도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업체 또는 금융기관을 통해서만 대출이 실행되는 구조로 GDP통계의 금융보험업 서비스로 측정되고 있다.

디지털경제 중 전자상거래와 음악, 전문정보 등 디지털콘텐츠 거래의 경우 이미 GDP통계에 포착되고 있으며 구글, 유튜브 등 무료 디지털 서비스의 경우 광고수익을 통해 포착된다.

김현정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계정연구반 반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적으로 미포착 규모는 미미하나 향후 디지털·공유경제의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시장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기초통계를 확충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료=한국은행

이에 따라 한은은 디지털·공유경제의 GDP통계 반영을 위한 중장기 계획안을 마련했다.

먼저 올해 3분기 중 우리나라의 디지털·공유경제 사업 모델을 조사한다. 새로이 등장하는 사업 모델의 거래 및 수익구조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관련 기초자료 확충과 추계방법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파일럿 서베이(시범 조사)를 통해 생산과 소비 측면에서의 디지털 공유경제 규모를 추정하고 관련 산업의 산출액과 부가가치의 추정방법을 개발한다. 통계청 등 기초자료 보유기관과의 협력체계 강화에도 나설 방침이다.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조사를 마친 후 한은은 오는 2019년 3월에 '2015년 기준년 개편'을 통해 새로운 조사결과를 반영한 GDP통계를 내놓기로 했다.

한은은 5년마다 통계 기준년을 개편해 신산업 등을 반영하는 통계 정도 제고 작업을 거친다. 2019년 통계 발표시에 앞선 시계열의 통계 조정도 함께 이뤄진다.

아울러 무료 디지털 서비스나 온라인 중개 서비스 등으로 인해 소비자가 느끼는 효용 측정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어갈 예정이다. 소비자에게 시장가격 이상으로 제공되는 효용의 측정은 생산과 소득을 측정하는 현행 GDP통계에 반영되지 않는다. 한은은 올해 하반기부터 국제기구, 학계 등과 협력해 학술 연구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