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세이프가드' 카드 검토에도… 포스코 방미사절단 제외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

권오준 한국철강협회장(포스코 (394,500원 ▲2,000 +0.51%)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경제사절단 명단에서 제외됐다. 미국의 고강도 보호무역 공세에 직면한 철강업계는 대통령 방미를 기회로 업계 입장을 트럼프 행정부에 강하게 전달할 기회를 놓치게 됐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문 대통령의 28일 미국 순방길에 함께하는 대기업 10개, 중견기업 14개, 중소기업 23개 등 총 52개사의 명단을 23일 발표했다.

10대 그룹 중에서는 롯데와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이 제외됐다. 특히 포스코가 제외된 것이 눈에 띈다. 미국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철강업계에 대한 통상 압박 수위를 높이는 상황으로 권 회장이 업계 대표로 경제사절단에 동행해 통상문제 해결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이르면 이달 한국산 철강재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으로 철강업계 입장에서는 경제사절단 동행이 절실했다. 1962년 제정된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를 허용하는 강력한 법이다. 최악의 경우 한국산 철강재 전반에 세이프가드가 발동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권 회장은 경제사절단 동행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권 회장은 지난 9일 '제18회 철의 날' 기념식에서 경제사절단 참가와 관련, "통상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볼 것"이라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은 아이디어를 만들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권 회장의 동행 무산에 대해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무역확장법 적용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해 한미정상회담은 한국 업계 입장을 트럼프 행정부 수뇌부에 강하게 전달할 좋은 기회였다"며 "업계가 무역확장법 관련 미국 정부 공청회에 참여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정권 교체에 따른 영향으로 권 회장의 경제사절단 동행이 무산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일각에서는 포스코 회장 선임 과정에서 지난 정권의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권 회장은 "100% 허위사실"이라며 강하게 부인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방위적 보호무역조치에 업계가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이제 세계무역기구 제소 등"이라며 "이 경우에도 우리 정부의 측면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