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상한제 도입" 찬성 70%

새 정부가 추진 중인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에 찬성의견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무주택자뿐만 아니라 주택보유자의 찬성비율도 높았다. 새 정부의 사회통합과 격차해소라는 국정목표가 국민적 공감대를 얻은 결과로 분석됐다.
　
10일 머니투데이가 KB국민은행과 공동으로 진행한 ‘주택구매 의향 및 부동산정책 선호도’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주택 수요자들은 새 정부가 추진 중인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전월세상한제’는 전월세 가격을 일정액 이상 올리지 못하게 하는 장치며 ‘계약갱신청구권’은 세입자의 재계약 요구권을 인정하는 제도다.
　
두 제도는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웠고 새 정부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열린 취임식에서 “전월세 폭등으로 인한 주거비 부담이 서민의 삶을 위협한다”며 도입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달 15일부터 23일까지 KB부동산 사이트 회원 41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전월세상한제가 ‘필요하다’는 응답자가 70.4%로 ‘필요없다’는 답변(29.6%)을 크게 앞섰다. ‘계약갱신청구권’ 역시 ‘필요하다’는 응답률이 64.2%를 기록했고 ‘필요없다’는 의견은 35.8%에 그쳤다. ‘전월세상한제’의 경우 집을 보유한 유주택자(자가소유·유주택전세·유주택월세)의 66.9%, 무주택자(무주택전세·무주택월세)의 79.6%가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계약갱신청구권’ 역시 유주택자의 58.9%, 무주택자의 77.7%가 찬성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새 정부의 정책방향에 동의하는 계층이 제도 자체의 당위성을 인정한 결과로 생각된다”며 “다만 이들 제도가 실제로 시행됐을 때 시장이 정책목표대로 움직일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실제 부작용을 경계하는 의견도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 4월 개최한 ‘대선후보 건설·주택공약 세미나’에서 이홍일 연구위원은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이 도입되면 시장가격보다 낮은 임대료가 형성돼 임대주택 공급이 줄어든다”면서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전세자금 대출 지원 등 수요자 중심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주택 구매 시기에 대한 질문에는 절반에 가까운 44.2%가 ‘정부정책을 지켜본 후’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16.2%는 올 하반기에, 15.2%는 2018년 하반기에, 11.9%는 2018년 상반기에 구매할 뜻을 내비쳤다. 구입 의향이 없다는 응답자는 예년보다 크게 감소한 12.5%를 기록했다. 이밖에 주택 구입시 선호하는 주택규모(전용면적 기준)는 ‘60~85㎡’가 38.9%로 1위를 기록했다.
　
이번 설문은 KB부동산 사이트에 로그인한 회원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자의 거주형태는 △자가 61.1% △무주택전세 20.2% △유주택전세 8.6% △무주택월세 7.8% △유주택월세 2.4% 순으로 분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