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하반기 경기 회복세 확대, 1순위 정책은 '규제완화'"

/자료=현대경제연구원

국내 주요 기업들이 하반기 국내 경제의 회복세가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새 정부가 우선 추진해야 할 '1순위 정책'으로는 규제완화를 가장 많이 꼽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6일 발표한 '2017년 하반기 기업 경영환경 전망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국내 주요 150개 기업(응답 기업 102개)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기업들은 하반기 국내 경제의 회복세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응답 기업의 58.8%가 '회복세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답했다. '일시적으로 회복세가 주춤'할 것이라는 응답은 36.3%, '침체 국면에 재진입'할 것이라는 응답은 4.9%였다. 올해 성장률은 응답 기업의 64.7%가 '2%대 중반'으로 전망했다.

다만 본격적인 경제 회복은 내년 이후가 될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2018년 상반기 32.7%, 하반기 41.6%로 각각 집계됐다.

하반기 국내 경제에 가장 부담이 될 위협요인으로는 '가계부채 증가'(26.5%)와 '기업투자 위축'(24.5%)을 꼽는 기업이 많았다. '소비 부진'을 지적한 기업도 22.5% 수준이었다. 반면 '수출 부진', '고용 부진'이라고 답한 비율은 각각 4.9%, 2.9%에 그쳤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하반기 세계 경제는 상반기와 비슷할 것으로 내다 봤다.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응답이 79.4%로 가장 많았고 '상반기보다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12.7%, '성장세가 빨라질 것'이라는 응답은 7.8%였다.

세계 경제 불안요인으로는 미국발 불안을 꼽는 기업이 많았다.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트럼프 행정부 정책' 44.1%, '미국의 금리인상' 28.4%, '유가 등 원자재 가격 불안' 10.8%, '중국 경제 불안' 9.8% 순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은 새 정부가 우선해야 할 경제정책으로는 '규제완화'를 가장 많이 꼽았다. 28%가 규제완화 지속 추진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4차 산업혁명을 감안한 산업혁명 수립'(15.1%), '법인세 조정 등 기업친화적 세제 개편'(21%), '추경 등 확장적 재정정책'(18.3%)이라는 응답도 많았다.

일감몰아주기 제재 강화 등 경제 민주화 정책과 관련해서는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었다. 56%가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임금인상 요구 등으로 인해 노사관계가 '다소 악화될 것'이라는 답변도 52%로 집계됐다.

아울러 기업들의 57.9%는 상반기 경영실적이 예상 수준을 유지했다고 답했다. 예상 실적을 상회했다는 기업은 15.7%였는데 수출 호조의 효과를 누렸다는 응답이 많았다. 반면 예상 실적을 하회한 기업은 26.4%로 내수 부진의 영향을 주로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기업들은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의 경영계획을 수립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과 이익은 상반기에 비해 소폭 증가하되 설비투자와 연구개발투자는 동일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응답이 대부분이었다. 또 기업 중 70%는 하반기 신규 고용 규모를 상반기와 동일하게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안중기 선임연구원은 "새 정부는 시장과의 의사소통 강화, 국내외 위험요인에 대한 대응전략 마련, 투자활성화 정책 지속 추진을 통해 경기 회복세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