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 주도한 신한금투…GIB 출범에 업계 '주목'

신한금융투자가 글로벌 IB(투자은행) 사업 변화에 나섰다. 은행과 증권의 협업 체계를 조직화한 CIB(상업투자은행) 그룹을 주도한 신한금융투자의 다음 행보가 또 한 번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이달 조직개편을 통해 은행과 증권, 지주, 생명, 캐피탈의 투자 역량을 집결한 GIB(Group & Global Investment Banking Group) 사업부문을 신설했다. CIB에서 한발 나아간 개념이다.

이동환 신한금융투자 GIB사업부문장. /사진제공=신한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는 계열사별로 분리된 IB 영역을 GIB로 집결, 글로벌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공동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신한금융투자 GIB사업부문장은 CIB그룹 출범 초기 작업을 총괄한 이동환 부사장이 맡았다. 이 부사장은 신한지주 IR팀장과 기획재무팀장, 신한은행 자금시장본부 상무를 거쳐 2012년 신한금융투자 CIB그룹 신설 때 부문장을 지냈다. 신한은행 출신으로 IB를 비롯한 자본시장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CIB 조직의 기반을 닦은 경험과 노하우를 갖추고 있는 만큼 GIB그룹 초기 안정화 작업에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신한금융투자는 2012년 CIB그룹을 신설, 그룹 차원에서 통합된 기업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은행과 증권의 협업 강화 분위기를 주도했다. 당시 신한은행 IB본부 인력 100여 명을 신한금융투자 여의도 사옥으로 이전 배치해 은행과 증권의 협업을 강조했다.


CIB그룹 신설 이후 신한은행의 기업 네트워크와 신한금융투자의 자본시장 경쟁력을 결합해 오프라인 복합채널인 '창조금융플라자'를 도입했다. 각 지역에 설립한 창조금융플라자는 중견·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기업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며 법인고객 확보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창조경제플라자를 통한 중견·중소기업 고객 확보는 메자닌 거래 확대로 이어졌다. 2014년 1055억원(5건)이던 중견·중소기업 대상 메자닌 발행실적은 지난해 4000억원(27건) 규모로 증가했다.

유상증자 주관 거래 역시 2014년 1080억원(4건)에서 2016년 4800억원(17건) 규모로 늘었다. CIB그룹의 전체 영업순이익은 2014년 148억원에서 2015년 245억원, 2016년 330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신한금융투자의 CIB 모델이 성과를 내자 증권업계는 비슷한 모델을 잇따라 도입했다.

KB증권은 지난 1월 CIB그룹을 신설하고 은행과 증권 업무를 통합한 CIB센터를 설립하는 등 IB 역량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CIB 모델을 도입하고 은행 IB사업단을 지난 5월 하나금융투자 본사로 이전 배치하며 IB분야 협업을 강조했다. NH투자증권과 NH농협은행은 각자 CIB 협의체를 운영하며 개별 투자 건에 대한 협업체제를 갖췄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GIB사업부문을 통해 지주와 은행, 증권, 생명, 캐피탈 등 저마다 투자 전략이나 리스크 비중 등이 다른 계열사의 투자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이라며 "개별적으로 진행되던 계열사별 투자를 한 곳에 집중해 글로벌 시장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IB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IB 사업에서 제대로 된 성과를 내기 위해선 최소 3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신한금융그룹의 GIB 모델이 성과를 낼 수 있을지, 5개 계열사가 마찰 없이 유기적으로 융합하며 새로운 투자전략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