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붕괴론 허구"…中 "금융위험 완벽 통제" 주장

중국 정부가 최근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중국경제붕괴론' 진화에 나섰다. 중국 당국과 관영 매체를 동원해 미국 등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국 경제 위기론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중국은 일본의 '거품 경제'와는 다르며 부채 문제도 통제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국무원 직속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은 지난 24일 '중국 정부 자산·부채표 2017'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2010~2015년 사회보장기금 부족분을 포함한 중국의 국가 순자산은 40조~60조 위안(약 6777조~1경166조 원)으로 국내총생산(GDP) 평균의 80% 이상"이라며 "중국의 자산은 부채를 상계하고도 남는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 총자산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100조 위안 이상을 유지했다. 2015년에는 125조 위안에 달했다. 그해 중국 GDP의 180%에 달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총부채는 40조 위안에서 70조 위안으로 늘었다. 5년간 연간 증가율은 70~100%에 이른다. 하지만 사회보장기금 부족분을 제외하면 30조 위안에서 60조 위안으로 줄어든다.

보고서는 "중국 정부의 부채 증가율은 비교적 빠른 편"이라면서도 "중국 정부 자산이 부채 규모를 완전히 덮고도 남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산하 재정세수연구센터의 탕린민(汤林闽) 특별연구원은 "이번 보고서 계산 결과는 사회보장기금 부족분을 완전한 부채로 보고 계산했다"며 "사회보장기금 부족이 100% 부채로 전환되는 것은 불가능하며 그만큼 이번 조사가 가능한 모든 위험을 반영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위험을 최대치로 계산해도 중국의 부채 문제가 절대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재정세수연구센터의 주임이자 연구원인 양즈용(杨志勇)은 "서방 국가들과 다른 점은 중국 정부의 자산 규모가 훨씬 크고 부채 위기에 대응하는 능력도 비교적 강하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대외경제무역대학교의 천한원(陈汉文) 교수도 "중국 정부의 자산이 부채보다 훨씬 많다는 점은 금융 위험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며 "이는 중국경제붕괴론에 대한 강력한 반박"이라고 말했다.

중국 100위안 지폐. 최근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을 중심으로 중국의 과도한 부채 규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보고서는 다만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지방정부부채, 국외부채, 준공공부문 발행 채권은 각각 90%, 80%, 50% 급증했다면서 부채 누적으로 인한 위험 증가는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인민대학 재정금융학원의 지아쥔쉬에(贾俊雪) 교수는 "부채 문제 해석을 위해서는 부채와 자산 규모 이외에 부채의 만기 구조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부채 만기 문제가) 왕왕 금융위험 발생의 원인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아 교수는 이어 "부채 만기 구조는 자산 유동성 문제라며 일단 외채 충돌이 발생하고 단기 부채를 상환해야 하는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자원을 조달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 국무원은 23일 상무회의를 열고 중앙기업(국유기업 중 중앙 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기업)의 부채비율을 낮추는 개혁 작업을 강조했다. 또 지방정부의 잠재 부채 증가를 엄격히 예방하도록 지시했다.

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지방정부 부채는 총 15조3200억 위안이다. 중앙정부 부채 12조100억 위안을 포함하면 중국 정부의 총 부채는 27조3300억 위안이다.

중국 재정부의 류웨이(刘伟) 차관은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GDP가 74조4100억 위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 정부 부채율은 36.7%"이라며 "이는 유럽연합(EU) 기준인 60% 미만이며, 주요 시장 경제 국가나 신흥국 수준보다도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무원 산하 아시아·아프리카발전연구소의 저우시아오징 소장은 관영 매체 중국망(中國網)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서방의 일부 국가에서 제멋대로 '중국붕괴론'이나 '중진국 함정' 등을 주장한다"면서 "하지만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과거 고도성장기에 비해 성장 속도가 느려졌을 뿐 여전히 비교적 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진핑 국가주석이 강조한 것처럼 혁신, 조화, 친환경, 개방, 공유 등 새로운 성장 철학을 지켜나가야 국가 경제가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