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단체 "의무휴업이 능사 아니다"…이마트·롯데마트와 '전략적 동거'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대형유통 사업자와의 상생협력 언론발표 기자회견에서 오호석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총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오 회장 좌측(오른쪽에서 세번째)은 이갑수 한국체인스토어협회 회장 /사진=뉴시스

"지난 5년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를 시행해 이익을 얻은 것은 누구입니까?"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진행된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대형유통사업자와의 상생협력 공동 언론 발표' 간담회를 앞두고 오호석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총회장 겸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 상임대표는 "지금까지 대형 유통기업들과 적대적인 입장에 서 왔지만 새로운 상생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판단에 참여하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 회장은 "우리가 5년여 전 대형마트 의무휴업 등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라며 "하지만 지난 5년간 골목상권이 살아나지도 않았고 소비자 불편과 불만이 가중됐다"고 말했다. 이어 "의무휴업으로 실익을 본 것은 온라인, 홈쇼핑 심지어 해외기업들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날 한국체인스토어협회 회장 자격으로 참여한 이갑수 이마트 대표는 "규제강화 일변도의 접근방법으로는 대형 유통기업들은 물론 중소상인, 골목상권 상인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연구결과 등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며 "난제들이 많은만큼 대·중·소 유통기업 및 소상공인들이 의견을 모아 실효성있는 방안들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마트업계는 가만히 둬도 (구조적 업황 둔화로) 10년 후를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년도 이마트 점포는 신규출점 없이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마존이 들어오면 (국내 유통업계가) 초토화 될 것"이라며 "무게중심은 온라인 중심으로 불가피하게 옮겨가고 있다"고 난색을 표했다.


이어 오후 1시 50분쯤부터 시작된 행사에는 이들 단체대표들을 비롯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참석했고 외식업중앙회,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 등 300여개 중소자영업자단체들이 뜻을 같이했다고 한국체인스토어협회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당초 참석키로 한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불참했다. 이 단체는 '방향성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으로 참여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참여 단체들은 대형마트를 대상으로한 월 2회 의무휴무제를 주말에서 평일로 전환한 전국 26개 지방자치단체의 예를 들며 "주중 의무휴무제로 전환한 지자체들은 지역소비 심리가 회복되고 지역 경제가 살아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며 "이같이 새로운 상생협력 방안들을 대중소 유통업자들이 협력해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와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등은 이날 △상호발전을 목적으로 대·중·소유통 상생협약에 적극 소통하고 △현행 대형마트 일요일 휴무제가 평일 휴무제로 시행될 수 있도록 검토하며 △중소상공인 활성화와 골목상권살리기 교육, 마케팅, 홍보지원에 상호 협력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정부와 여당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발의를 추진중으로, 20대 국회 개원 이후 현재까지 총 30여건 의원 개정안이 발의된 상황이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월 4회로 확대하고 복합쇼핑몰, 백화점, 면세점 등도 의무휴업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규제가 대폭 강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규제 강화에 반대하는 목소리와 규제강화 필요성을 강조하는 정치권, 중소상인 등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