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불의 고리' 공포…한반도 영향은?

지난 5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북부 지역에 있는 시나붕 화산이 화산재를 뿜어내고 있다. ⓒ AFP=뉴스1

반세기 동안 잠잠하던 인도네시아 발리 아궁 화산에서 최근 수백차례의 진동이 관측되는 등 분화 조짐을 보여 국제사회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 7일에는 200명이 넘는 목숨을 앗아간 규모 7.1의 멕시코 지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른바 '불의 고리'라고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 일대에 9월 들어 잦은 지각 활동이 발생하고 있는 것.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25일 호주 ABC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발리섬 최고봉인 아궁 화산의 분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민과 관광객 등 3만5000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전날(24일) 오후6시까지 800여차례 넘는 진동이 감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화산 주변 진동은 통상적으로 마그마가 지표면을 밀어내는 과정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분화가 임박했다는 전언이다.

아궁 화산은 1963년 마지막으로 분화됐다. 당시 폭발로 1100명이 사망했고 화산재가 1000km(킬로미터) 떨어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는 환태평양 조산대 일대의 지진 및 화산 활동이 활발해 이름 붙여진 '불의 고리'의 일부다. 불의 고리는 일본을 비롯해 동남아, 뉴질랜드 등 태평양 연안을 잇는 고리 모양의 지진 화산대 중 태평양판, 유라시아판 등 지각판이 맞물려 있는 경계를 지칭한다. 전 세계 지진의 90%가 이 곳에서 발생하고 활화산 약 75%가 분포 중이다.

지난 7일 멕시코 멕시코시티 지진을 시작으로 20일에는 뉴질랜드(규모 6.1)와 대만(규모 5.7), 21일 일본 해상(규모 6.1)과 남태평양 바누아투(규모 6.4), 인도네시아(규모 5.7)까지 최근 들어 불의 고리에서의 활발한 지각활동이 감지되고 있다.

특히, 불의 고리에서 살짝 비켜나 있지만 우리나라도 최근 6차 핵실험에 여파로 추정되는 자연지진이 지난 23일 두 차례(각각 2.6, 3.2)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경주 지진 이후 여진이 수백번이나 발생하는 등 한반도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불의 고리의 파괴적인 에너지와 함께 핵실험이라는 인위적 압력이 휴화산인 백두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불의 고리에서 발생하는 지각 에너지가 한반도 및 백두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의견이다.

이윤수 국토지질연구본부 지질연구센터 박사는 "불의 고리에 속한 일본과 여기서 살짝 비켜간 한반도 사이에는 판의 경계가 있다. 그 경계부를 넘어 한반도와 백두산까지 파괴적인 에너지가 들어온다고 생각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핵실험이 백두산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연구해 볼만한 가치가 있지만 지금까지 외국에서 발생한 규모 7.0이상의 핵실험 이후 화산활동이 감지된 사례가 없어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