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의 귀환' 차기 손보협회장, 김용덕 유력

사진 왼쪽부터 김용덕 전 금융감독위원장, 방영민 전 서울보증보험 사장, 유관우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사진출처=왼쪽부터 법무법인 광장, 머니투데이DB, 김앤장법률사무소

차기 손해보험협회장 후보로 관료 출신 인사 3명이 추천된 가운데 김용덕 전 금융감독위원장(66세)이 유력 후보로 부상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실에서 근무한 이력에 최근까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캠프에서 금융정책을 자문하는 등 현 정부와의 소통에 적임자라는 평가다.

손해보험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23일 열린 2차 회의에서는 김 전 위원장을 비롯해 방영민 전 서울보증보험 사장(68세), 유관우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63세) 등 3명을 차기 회장 후보자로 선정했다.


이 중 김 전 위원장은 현 정부와 인연이 남다르다. 김 전 위원장은 1975년 재무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국제금융과장·국장·차관보를 지낸 '국제금융통'이다. 이후 관세청장과 건설교통부 차관을 지낸 후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대통령비서실 경제보좌관을 거쳐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이후 공직에서 물러나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초빙교수와 법무법인 광장 고문 등으로 일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대선캠프 정책자문단이던 ‘10년의힘 위원회’에서 금융정책을 자문한 경력도 눈에 띈다. 10년의힘 위원회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국정운영을 맡았던 전직 장·차관 60여명으로 구성된 자문조직이었다. 김 전 위원장은 금융분야에 대한 국정 경험을 조언하고 공약개발에 참여한 핵심 인물 중 하나로 전해진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은 그동안 금융협회장 후보로 거론돼온 대선캠프 인사들과 실질적인 농도가 다르다"며 "현 정부와 코드 맞추기 인사라는 비판이 부담되지만 반대로 그만큼 정부와의 소통에 최적화돼 있는 후보"라고 말했다.


방 전 사장은 보험업계 인맥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 전 사장은 행정고시 17회로 김 전 위원장보다 두 기수 늦게 공직에 입문해 재무부 국제금융국 등을 거쳐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FIU) 구축기획단 단장을 맡았고 FIU 원장까지 지냈다. 이후 서울보증보험 사장을 역임해 3명의 후보 중 유일하게 보험사 CEO(최고경영자) 출신으로 꼽힌다. 관직은 물론 민간 보험사 경력이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다만 정부와 업계의 의견 조율이 금융협회장의 주요 업무임을 감안하면 김 전 위원장에 비해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평이 나온다.

또 다른 후보인 유 전 부원장보는 1980년 보험감독원에 입사한 후 보험 부문만 담당해온 보험업 전문가로 꼽힌다. 금융감독원에서 보험감독국장을 지냈고 임원 시절에도 보험을 담당했다. 2008년부터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을 맡고 있는데 10여년간 보험 관련 자문을 주로 맡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실무에 능통하고 금융당국과 업계의 다양한 인맥이 장점이다. 여당 인사들과도 두루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부회장이 없는 손해보업협회에서 현재 '2인자'격인 서경환 전무도 금감원 출신이라 특정 조직 출신 인사가 협회를 장악하는 듯한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세 명 후보 모두 주요 관직을 거친 쟁쟁한 인물로 보험업계 발전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민간 출신 협회장의 임기가 끝나자마자 관료 출신을 뽑는 것이기 때문에 누가 되더라도 도로 '관피아'라는 비판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회추위는 오는 26일 3차 회의를 열고 3인의 후보 중 1~2인의 최종후보를 선정한 후 31일 열릴 총회에서 차기 협회장을 뽑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