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봉근·이재만 구속 후 첫 조사…정호성도 재소환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이유지 기자 =

왼쪽부터 정호성·안봉근·이재만. (뉴스1 DB) 2016.11.9/뉴스1

검찰이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을 구속 후 처음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도 소환돼 조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3일 이른바 박근혜 청와대의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던 이들 3명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안 전 비서관과 이 전 비서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이들 '문고리 3인방'은 청와대에 재직 중 국정원으로부터 번갈아 가며 매달 1억원씩, 총 40억원 가량의 특수활동비(특활비)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은 남재준 전 국정원장(73) 시절에 월 5000만원, 이병기 전 원장(70) 시절에 월 1억원을 국정원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돈은 개개인이 매달 받은 것이 아니라 '순번제'로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비서관이 받으면 다음달에는 이 전 비서관이, 그 다음달에는 정 전 비서관이 받는 식이다.

이들은 검찰 조사에서 특활비 수수 사실을 시인했지만 개인적으로 착복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전 비서관은 "국정원으로부터 받은 현금을 별도로 관리하고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전달했지만 개인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지난 정부에서 국정원의 예산과 인사를 총괄한 이헌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 등은 검찰 조사에서 안 전 비서관과 이 전 비서관의 요청에 따라 돈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 측은 현금 5만원권으로 1억원을 007가방에 넣어 직접 이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해 초 청와대가 4·13 총선을 앞두고 '친박계 지원' 목적으로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비용 5억원을 특활비로 받아 정산하는 과정에도 이 전 비서관이 연루된 정황도 포착했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A 여론조사 업체를 압수수색하고 같은 날 업체의 실질적 대표 이모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이씨는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 출신으로 2014년말 여의도에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비서관은 정기적 상납 외에 개인적으로 요구해 1500만원 가량의 국정원 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의 수사는 이제부터 '윗선'을 향하는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검찰은 이들의 구속영장에 박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혐의의 공범으로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검찰 조사에서 '박 전 대통령의 지시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비서관은 "국정원으로부터 받은 현금을 별도로 관리하고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사용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는 것이다.

이들이 국정원 특활비의 최종목적지로 '박 전 대통령'을 지목하는 만큼 삼성 등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은 국정원 뇌물수수의 공범으로도 수사를 받게 됐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안·이 전 비서관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남재준 전 원장은 2013년 3월부터 2014년 5월까지, 이병기 전 원장은 2014년 7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이병호 전 원장은 2015년 3월부터 지난 6월까지 국정원장으로 재직했다.

검찰은 조만간 조 전 장관과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을 차례로 소환해 돈을 상납한 경위, 사용처 인지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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