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회장, '미(美)의 전당'에서 세번째 용산 시대 연다

머니투데이

배영윤 기자

아모레퍼시픽 신본사 전경/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1956년 용산에서 시작된 아름다운 꿈이 지금의 아모레퍼시픽이 됐고, 이제는 세계와 함께 호흡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더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미(美)의 전당이 될 아모레퍼시픽그룹 신본사에서 한국의 아름다움을 품고 새로운 아름다운 꿈을 창조하겠습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회장이 세번째 용산 시대 개막을 앞두고 포부를 밝혔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14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 용산구 한강로에 신본사를 준공, 오는 20일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올 연말까지 지주회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을 비롯해 아모레퍼시픽, 에뛰드, 이니스프리, 에스쁘아, 아모스프로페셔널, 에스트라 등 주요 계열사 임직원 3500여명이 입주를 완료하고 이 곳에서 새로운 도약을 시작한다.

◇'K뷰티 넘버원' 이룬 곳…화장품 넘어 문화 산업에 기여=용산 신본사 부지는 1945년 개성에서 창업한 고(故) 서성환 태평양(현 아모레퍼시픽) 선대 회장이 1956년 사업 기틀을 세운 곳이다. 1976년에는 사업 확장에 발맞춰 10층 규모의 신관을 준공했다. 이후 아모레퍼시픽은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을 이끄는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K뷰티 1위를 넘어 글로벌 뷰티 기업 7위에 오를 정도로 성장했다. 서 회장은 더 큰 도약에 걸 맞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판단, 세 번째 신사옥 건립을 결정했다. 기존 본사 부지의 주변까지 추가로 매입해 기존 대지면적(1372㎡)의 10배가 넘는 곳(1만4526m²)에서 지하 7층, 지상 22층, 연면적 18만8902m²(약 5만7150평) 규모의 신본사를 지었다.

신사옥에는 평소 예술과 철학 등 문화 전반에 걸쳐 관심이 많은 서 회장의 진면목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서 회장은 건축도 하나의 문화라고 인식, 아모레퍼시픽 신본사가 한국 건축 문화 발전에 기여하길 바랐다. 신본사 건립에 국내외 다양한 건축가들과 협업한 것도 이 때문이다.

건물 설계는 영국 유명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맡았다. 백자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받아 한국의 전통 가옥의 특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요소들을 곳곳에 반영해 도심 속에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건축물이 완성됐다. 4호선 신용산역과 신본사가 연결된 지하공공보도, 본사 뒤쪽의 공원관리실, 본사 내 대형 공간인 '아트리움' 등 건물 안팎 곳곳은 국내 젊은 건축가, 가구 디자이너들의 손에 맡겼다.

아모레퍼시픽 신본사 내 루프가든(왼쪽 위)과 사무 공간 모습/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자연과 사람이 소통하는 공간…'격(格)'이 높은 건물서 '원대한 기업' 꿈 이룬다=신본사에는 '연결(Connectivity)'이라는 키워드 아래 자연과 도시, 지역사회와 회사, 고객과 임직원 사이에 자연스러운 교감과 소통을 이룰 수 있는 공간이 곳곳에 들어서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5층과 11층, 17층에 자리한 3개의 '루프 가든'이다. 5~6개층을 비워 건물 속에 정원을 조성해 임직원들이 자연과 가깝게 호흡하고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게 한 공간이다. 사방이 뚫린 구조로 '소통 강화'의 의미를 담은 공간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는 '아트리움'을 조성했다. 지역사회와 소통을 위해 만든 공용 문화 공간이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과 다양한 문화행사를 진행할 강당, 30여개의 접견실과 고객연구공간,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매장 등도 마련했다. 2층에는 자녀가 있는 임직원들을 위해 사내 어린이집도 연다.

5층부터는 임직원들을 위한 공간이다. 5층에는 800여 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직원식당과 카페, 피트니스센터, 휴게실, 힐링존(마사지룸) 등을 구성했다. 6~21층은 열린 소통을 극대화한 사무공간으로 만들었다. 임직원 간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사무실 내 칸막이를 없앤 오픈형 데스크를 설치했다. 곳곳에 상·하층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내부 계단도 있다. 개인 업무공간 외에 공용 공간을 확대하고, 집중적으로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1인용 워크 포커스 공간도 만들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기업 성장의 오랜 역사를 함께 한 용산에 다시 자리를 잡으면서 기업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주변 지역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세우고 격(格)을 높인 건축물을 통해 도시재생의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름다움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아시안 뷰티 크리에이터로서 그룹 비전인 '원대한 기업(Great Company)'을 향해 새로운 도전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