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스마트 양식'이 미래 먹거리 책임진다

노르웨이 아크바(AKVA)사의 1인 제어 스마트 양식장/사진=AKVA 그룹

해양수산부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세계적 수준의 ICT 기술력을 양식업에 접목하고 있다. 수산양식의 첨단화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 국산 수산물의 경쟁력을 인정받는 것은 물론 양식어가의 소득수준 향상에 꾀하겠다는 의도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30년이면 식용수산물의 62%가 양식 수산물로 대체된다. 남획에 따른 수산자원 고갈로 양식업이 수산물의 주요 생산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미 노르웨이, 덴마크 등 수산 선진국들은 생육 환경 모니터링 및 제어, 먹이공급에 이르기까지 1인 제어가 가능한 스마트 양식 기술을 선보이며 세계 수산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미래학자로 유명한 윌리엄 하랄 조지 워싱턴대 교수는 스마트 양식기술 발전에 따른 경제 파급효과가 “2025년 223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에 국내에서도 해양수산부와 국립수산과학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등 정부기관을 중심으로 SKT 등 민간 ICT기업들과 함께 스마트 어장관리시스템, 배합사료공급자동화시스템 등 수산양식 분야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개척하고 있다.


수산 선진국에 비해 전통적인 양식기술 수준은 뒤 쳐질지 모르지만 이미 세계적 수준을 인정받고 있는 ITC 기술력을 통해 얼마든지 격차를 좁힐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시각이다.

마창모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양식산업연구실장은 “국내의 경우 스마트폰 기술 발달로 양식업과 연관된 융합 ICT 기술을 개발하는 다양한 기업이 출현하고 있다”면서도 “대규모 민간자본 투자 유도를 통해 기술우위를 선점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 양식종합관리 시스템 구축을 위한 ‘실증단지’를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실증단지는 실제 ITC, BT 등 기술을 접목한 양식장을 만들어 빅데이터를 모은 뒤 이를 분석해 각종 양식 품종별 최적 생태환경 및 생육관리 등을 표준화된 스마트 양식 시스템을 만드는 일종의 ’스마트 양식 연구단지‘다.

세계적으로도 아직 이러한 양식 종합관리 시스템을 갖춘 곳이 많지 않은 만큼 이곳에서 만든 표준화 모델을 수출해 세계 양식시장의 주도권 쟁탈전에도 뛰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는 것.

특히 스마트 양식 시스템의 보급은 양식 어민들의 소득증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주력 양식품종인 넙치와 전복 등의 폐사율은 40~60%에 달하는데 스마트 양식시스템을 적용하면 폐사율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어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폐사율 54.6% 수준인 넙치 양식장의 폐사율을 30%까지 떨어뜨릴 수만 있다면 양식장 수익이 113.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사율이 5%까지 떨어진다면 수익은 현재보다 210.8% 늘어난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최적화된 생육 알고리즘까지 적용하면 수익률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스마트 양식이 성공적으로 보급되기 위해선 양식어종의 종자개발, 양식 기자재 및 소프트웨어의 표준화, 사료개발 등에 대한 정부와 민간투자 및 R&D 지원이 필수적이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국정운영계획 100대 과제에 ’양식업의 첨단화 규모화를 위한 스마트양식장 구축‘을 담았다.

이러한 국정과제에 맞춰 해수부는 미래 양식산업이 빅데이터 기반 산업으로 급속히 진화할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이미 IT, 금융, 수산 등 각계 전문가와 140여 개의 분야별 선도기업과 함께 양식 기술 융·복합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해수부 수산정책과 관계자는 ”양식업의 첨단화·규모화를 위해 내년까지 ICT 첨단양식기술 개발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라며 ”2021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스마트 양식종합관리 시스템을 접목한 양식장을 구축해 2022년 양식 생산량을 230만톤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영춘 해양수산부장관이 2017귀어귀촌 박람회에서 양식 수산물을 둘러보고 있다./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