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中 사드' 악재 걷혔다…소비심리 7년 만에 최고

26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물건을 고르는 모습. 2017.5.26/사진=뉴스1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두달 연속 상승하면서 약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8~9월 북한 리스크가 고조되며 악화됐던 소비심리가 최근 중국과의 관계 개선, 북한 리스크 완화 등 대외 악재 해소와 국내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12.3으로 전월대비 3.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0년 12월(112.7) 이후 6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CCSI는 소비자들의 경제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로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6개 부문 소비자동향지수(CSI)를 이용해서 집계된다. 2003년 1월~2016년 12월 장기평균치를 기준값 100으로 이보다 높으면 경기인식이 낙관적, 낮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CCSI는 새 정부 출범 기대감, 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올해 7월까지 6개월 연속 상승해 6년6개월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그러다 지난 8월(111.2→109.9)과 9월(109.9→107.7)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인 뒤 10월 반등에 성공, 이달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11월에도 경기 관련 심리 지수의 개선 폭이 컸다. 현재경기판단CSI는 98, 향후경기전망CSI는 108로 각각 전월대비 7포인트, 9포인트 올랐다. 현재경기판단CSI는 2010년 11월(98)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다. 향후경기전망CSI는 3개월 만에 기준선 100을 넘어섰다.


한은 관계자는 "북핵 리스크가 잠잠해졌고 최근 중국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 관련 갈등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계의 현재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현재생활형편CSI도 전월대비 2포인트 상승한 96을 기록해 2009년 10월(9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료=한국은행

미래 주택가격 수준에 대한 전망을 나타내는 주택가격전망CSI는 전월대비 4포인트 하락한 106을 기록했다. 8·2 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8월 대폭 하락(115→99)했던 주택가격전망CSI는 9월부터 두달 연속 상승했다. 그러나 10월 정부가 가계부채종합대책을 내높으면서 이달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11월 기록은 장기평균(110) 보다 낮은 수준이다.

금리수준전망CSI는 130으로 전월대비 8포인트 올랐다. 2011년 7월(132) 이후 최고치다. 증가폭 역시 지난해 12월(12포인트 상승) 이후 가장 컸다.

지난달 19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금리인상' 소수의견이 나오는 등 국내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하면서 높아진 시장금리 상승 기대감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의 12월 금리인상 가능성도 금리수준전망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밖에 취업기회전망CSI는 104, 임금수준전망CSI는 123으로 10월보다 5포인트, 2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물가수준전망CSI는 137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현재가계저축CSI는 93, 가계저축전망CSI는 98, 가계부채전망CSI는 98로 10월보다 모두 2포인트씩 올랐다. 현재가계부채CSI는 103으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편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과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모두 2.5%로 전월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최근 기상여건 호조 등에 힘입어 농축수산물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에 대한 설문조사(중복응답 가능) 결과 △공업제품(50.2%) △공공요금(46.2%) △농축수산물(33.1%) △집세(31.2%) △개인서비스(21.9%)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달에 비해 공업제품과 공공요금, 개인서비스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응답률이 올랐고 농축수산물과 집세의 응답률은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