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옥의 창]인공지능, 협력전략 세워라

새해를 앞두고 '테크M'은 최근 각 분야 기술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내년에 가장 주목받을 기술을 알아보는 설문조사를 했다. 이 조사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기술은 단연 인공지능이었다. 알파고를 계기로 유명해진 인공지능 기술은 이제 특정 분야나 산업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기술이 아니다. 우리 생활 주변의 모든 기기와 서비스에 인공지능 기술이 숨어있고 이같은 추세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병원에서 의사들이 찾지 못하는 병명을 콕 집어내기도 하고 상장된 수많은 기업 중에서 가장 유망한 또는 적합한 투자종목을 추천해준다. 우울해하는 나의 말동무가 되어주는가 하면 생각하지 못했던 구매 물품을 척척 알려준다. 최근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에 대해서는 일반인들은 물론 전문가조차 놀라움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 기술이 앞으로 얼마나 발전할 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일부에서는 인간과 거의 같은, 심지어는 인간을 능가하는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반면 범용 인공지능 탄생을 전망하는 것은 기술 발전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만 보는 것이라며 현재 기술의 한계를 지적하는 전문가도 많다.

앞으로의 발전가능성에 대해서는 이처럼 견해가 엇갈리지만 모든 전문가들이 의견을 함께 하는 부분도 있다. 바로 인공지능 기술의 수준이 우리 산업과 서비스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점이다. 기업의 규모가 크던 작던, 이용자가 많던 적던 간에 인공지능 기술을 제대로 적용하고 활용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미래의 성과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최근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등 주요 기업들은 인공지능 관련 조직을 신설 또는 강화하고 해당분야 전문가들을 발탁하는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투자 역시 대폭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미래 기술의 경쟁력은 얼마나 탁월한 수준을 달성하느냐 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기술의 완성도와 함께 해당 기술의 적용 범위를 확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얼마나 잘 만들어내느냐가 좌우한다. 핵심 인재를 발굴해 우수한 팀을 구성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이지만 역량 있는 스타트업,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과 협업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 필수적인 요소로 떠오른 것이다. 특히 선진국에 비해 절대적으로 인력과 자원이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양한 부문과의 협력하는 것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그런데 기술을 기반으로 생태계를 만들어 플랫폼화 하는 것은 그동안 우리 기업들이 가보지 못한 길이고 따라서 성공 경험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래서 더욱 적극적인 노력과 세심한 추진이 필요하다. 협력문화를 만들고 이를 위한 다양한 채널과 방법을 꾸준히 모색해야 한다.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갑을관계를 탈피, 협력자로서의 신뢰와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내부에 조직을 만드는 데 그쳐서는 안된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실행력을 갖춘 스타트업과 적극 교류하고 인수합병에도 과감하게 나서야 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문화와 자원을 확보하고 협업을 위한 다양한 채널을 마련해야 한다.

이는 특정 산업에만 기술이 국한되지 않고 전 산업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달성하는 성과를 낼 것이다. 기술을 활용할 자원과 인력이 많지 않은 중소기업들도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할 전략과 방향을 세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선의의 기술경쟁이 이뤄진다면 우리의 인공지능 기술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지는 것은 물론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