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檢 소환 거부…도망갔다 잡힌 전직 대통령, 누구?

박근혜 전 대통령/사진=홍봉진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65)이 검찰의 소환조사를 거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약 40억원을 뇌물로 챙긴 혐의로 22일 소환 통보를 받은 박 전 대통령은 21일 서울중앙지검에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검찰은 구치소 방문조사를 검토 중이다.


지금까지 범죄에 연루돼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은 전직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을 포함해 모두 4명. 이들이 검찰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은 뒤 보인 모습들은 그야말로 천태만상이다.


전직 대통령 신분으로 처음 검찰에 소환된 건 노태우 전 대통령이다. 노 전 대통령은 1995년 11월 2400억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대검 중수부)에 소환됐다. 그는 소환 나흘 전 '눈물의 대국민담화'을 열어 사과했다. 검찰청사 포토라인에 서서는 낮은 목소리로 "국민에게 죄송하다"고만 말했다.

한달 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이른바 '5·18특별법'에 따라 반란수괴 등의 혐의로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소환 통보를 받았다. 그는 서울 연희동 자택 앞에서 자신에 대한 수사를 '정치적 탄압'으로 규정하는 내용의 '골목 성명'을 발표한 뒤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내려가버렸다. 검찰은 이를 도주로 판단, 다음날 전 전 대통령을 체포해 검찰청사로 압송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9년 4월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해 대검 중수부의 출석 요구에 응했다. 사저가 있던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42인승 리무진 버스를 타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 내린 노 전 대통령은 포토라인에서 "면목이 없다"고 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신분이던 지난해 검찰 특별수사본부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소환 요구를 잇따라 거부했다. 검찰이 소환을 통보했을 땐 "(검찰보다) 중립적인 특검의 수사에 대비하겠다"며 응하지 않았고, 특검의 출석 요구엔 "날짜가 언론에 알려졌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불응했다. 그러나 지난 3월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으로 '자연인' 신분이 되자 같은 달 21일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로 출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