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2017년 장식한 10대 뉴스는?

대한민국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파면, 우리 역사에 2017년은 절망과 희망이 교차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갑작스러운 대통령 파면으로 한겨울에 치러왔던 대통령 선거는 사라졌다. 5월 '장미대선'이 그 자리를 대신 채웠다. 정권교체로 경제정책은 순식간에 바뀌었다. 예산안 편성도 새 정부 정책 방향에 맞춰 이뤄졌다. 북한의 6차핵실험과 중국의 경제보복 등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최악이었다. 대한민국은 그 어느때보다 숨가쁜 한 해를 보냈다. 머니투데이 정치부와 경제부가 다사다난했던 2017년을 '10대 뉴스'로 돌아봤다.

10일 오전 충북 청주국제공항에서 시민들이 생중계로 진행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 공판을 지켜보고 있다. 이날 헌재는 만장일치로 박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2017.3.1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3월10일 내린 판결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사건 선고기일에서 재판관 8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결정이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은 임기 350여일을 남겨둔 채 대통령직을 박탈당했다. 2013년 2월25일 대통령에 취임한 지 1474일 만이다. 그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선고를 받고 물러난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헌재는 탄핵사유 중 '최순실의 국정개입 허용'과 '대통령의 권한남용'을 사실로 인정하고 파면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최 씨가 국무회의 자료, 인사자료 등을 전달받고 이를 통해 직무활동에 관여한 점을 사실로 인정한 것. 또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대기업출연 강요, 플레이그라운드 광고수주, KD코퍼레이션 특혜 등을 통해 최 씨가 사익을 추구하는 데 박 전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줬다고 판단했다.


박 전 대통령은 현재 서울구치소에 구속·수감중이다. 2013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국정원 특활비 중 특수공작사업비를 매달 5000만원 또는 1억원씩, 총 40여억원을 지급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국정원은 서류 가방에 5만원권을 채워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51)과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51)에게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서울구치소에는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관련자들이 대거 수감돼 있다. 국정농단 사태의 장본인인 최순실(61)씨와 최씨의 조카 장시호(38)씨, 블랙리스트 작성 및 운영에 관여한 혐의 등을 받는 김기춘(78) 전 대통령비서실장,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다.

문재인 제19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자택으로 귀가하고 있다. 2017.5.1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 장미대선 실시... 문재인 대통령 당선

5월9일 치러진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342만3784표(41.08%)를 얻으며 최종 당선됐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785만2846표(24.03%),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699만8335표(21.41%)를 득표했다. 1위와 2위간 득표차는 557만938표로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가장 큰 표차다.

19대 대선은 '대통령이 궐위된 때는 60일 이내 후임자를 선거한다'는 헌법 조항에 따라 5월9일로 결정됐다. 장미가 피어나는 시기라 '장미 대선'이란 별칭이 붙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인수위 없이 당선 다음날인 5월10일 대통령에 취임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바꿔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당선 직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80%대까지 지지율이 치솟았다. 취임 후 최근까지 약 7개월간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은 꾸준히 60% 이상을 넘겼다. 한국갤럽 등 주요 여론조사에서는 그의 최대 인기 비결을 소통과 탈권위로 분석했다. 그의 지지자들은 그를 '이니'라고 부른다. 그가 스스럼없이 대중과 어울리고 소통하는 면모는 매일 언론들이 크게 다룬다.

취임 직후 지난 5월18일 광주에 가서 민주화운동 희생자 유가족을 돌발적으로 껴안은 모습 등이 전파를 타며 그는 '국민의 마음을 보듬는 대통령'으로 국민들에게 인식됐다. 재난과 사고에 대한 대응이 빠른 모습도 국민들에게 '소통'으로 인식됐다. 지난달 포항 지진이나 지난 3일 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 낚싯배 전복 사고나 지난 21일 충북 제천 화재 참사 등이 발생했을 때 즉각 대응을 지휘하는 등의 모습도 국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17.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3. 반기문 낙마·바른정당 분열.. 보수의 몰락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자유한국당은 '집토끼'인 TK(대구경북) 수성에만 몰두했다. 탄핵에 이르게 된 이유에 대한 반성과 성찰없이, 색깔론에 근거한 '막말'을 쏟아냈다.

바른정당은 이를 비판하고 '합리적 보수'를 내세우며 야심차게 창당했으나 그들의 행보 또한 실망스러웠다. 바른정당 통합파의 행보는 무(無)가치·몰(沒)가치의 이합집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반기문을 염두에 둔 '창당', 단일화만 꿈꾼 '대선', 자유한국당 '복당'과 국민의당과 '연대'…. 복당파의 중심에 섰던 한 중진 의원은 '허울뿐인 보수'를 자인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1월12일 온 국민의 주목을 받으며 한국에 들어왔다. 탄핵 소추로 갈 곳 잃은 보수 표심은 그에게 쏠렸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은 2월1일 대선에 출마치 않겠다고 선언했다. 최측근조차 그의 퇴장을 예상치 못했다. 반 전 총장은 귀국 직후부터 언론의 혹독한 검증에 시달렸다. 공항철도 개찰구에 만원권 두 장을 집어넣으려 한 것부터 편의점에서 수입산 생수를 집은 것까지 비난의 대상이 됐다. 편집된 성묘 영상은 '퇴주잔 논란'을 불러왔다. 반 총장의 행보는 결국 용두사미로 끝나고 말았다.

바른정당의 행보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탄핵에 찬성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합리적 보수'를 내세우며 1월24일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반 전 총장 영입 실패 후 유승민 의원을 대선후보로 선출했으나 지지율이 오르지 않았다. 유 후보가 홍준표 후보와의 단일화를 거부하자 5월2일 13명의 의원이 당을 이탈했다.

11월에는 통합파와 자강파의 갈등으로 주호영 원내대표 등 9명의 의원들이 탈당했다. 현재 바른정당은 국민의당과 통합을 시도하고 있으나, 의원 11명과 도지사 2명 모두 통합당으로 옮길지는 불투명하다. 국민의당에서도 안철수 대표와 통합에 반대하는 의원들 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3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제6차 핵실험 관련 북한 조선중앙TV의 중대보도 발표 뉴스를 바라보고 있다. 조선중앙TV는 중대보도를 통해 'ICBM 장착용 수소탄 실험에 완전성공'했다고 밝혔다. 2017.9.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4. 대한민국 최대 리스크 북한

지난 9월3일 인공지진파 감지. 또 다시 북한의 핵실험 감행일 수 있다는 예측은 현실이 됐다. 북한의 6차 핵실험은 이전 실험과의 규모면에서 5배에서 많게는 20배 가량의 증가된 폭발량을 기록했다. 6차 핵실험으로 게임을 룰이 바뀌었다. 북한은 핵실험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할 수 있는 수소폭탄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핵탄두 탑재 ICBM의 실전배치에 근접했다는 이른바 '레드라인' 밟은 것이다. 11월 29일 새벽 3시 17분께 기습적으로 ICBM급인 화성-15형을 발사했다. 화성-15형의 경우 ICBM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잇따랐다.이는 핵탄두를 탑재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공작'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 받는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5. 사이버사, 기무사 드러난 '댓글공작' 실체

군의 정치개입이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전 정부 적폐청산 중 하나로 꼽힌다. 국군사이버사령부가 댓글 공작, 유명인 동향 파악 등을 했다. 올해 국정감사에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진술조서를 근거로 댓글공작 등과 관련한 사이버사의 활동이 국방장관, 청와대로 이어지는 체계로 보고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이후 국방부 '사이버 댓글 조사' 태스크포스(TF)는 사이버사 530단(530 심리전단)에서 청와대로 보고한 문서 701건을 추가 발견한 것을 조사한 결과, 사이버사가 '포인트 뉴스'라는 인터넷 언론매체를 만들어 직접 운영한 사실도 공식 확인했다. 기무사령부 역시 부대원들을 댓글 활동에 동원한 사실이 드러났다.

주한미군이 10일 오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사드기지인 성주골프장에서 추가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발사대를 이동 배치하고 있다. 지난 7일 주한미군은 주민과 단체들의 저지속에서 사드 4기를 추가 반입해 총 6개 발사대, 1개 포대가 들어와 있다. 2017.9.1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6. 사드(THAAD)로 촉발된 중국의 경제보복

지난해 7월 8일 한국과 미국이 사드(고도도미사일방어) 체계 설치를 발표하면서 촉발된 이른바 '사드 보복 사태'는 올 한해 우리 경제에 커다란 상처를 남겼다.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은 중국에서 롯데마트를 철수해야 했다. 현대자동차는 중국 내 판매가 반토막이 났다. 중국 관광객은 400만 명 줄었고, 이에 따른 국내총생산(GDP)은 약 5조 원 감소했다. 한한령(限韓令)이 내려져 중국내 한류(韓流)도 얼어붙었다. 사드 보복으로 인한 경제 피해는 하루에 300억원에 달했고, 전체 경제성장률을 최대 0.4%포인트 낮춘 것으로 분석됐다.

사드 갈등은 12월 초 열린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봉합됐다. 하지만 중국 일부 지방정부가 한국 단체 관광을 금지하는 등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사드 사태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2강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새삼 깨닫게 했다. 그래도 긍정적인 점을 찾자면 취약한 우리 경제를 되돌아보고 경제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논의를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 전국어린이집연합회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18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보육교사 고용유지를 위해 최소 보육료 16.4%를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7. 1만원 향해 달려가는 최저임금

내년부터 사업주는 근로자에게 시간당 최저 7530원의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 6470 원에서 내년엔 16.4% 인상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공약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 달성'을 실현하기 위해 취임 첫 해에 역대 최고 비율로 최저임금을 올렸다.

정부는 당장 벌이가 빠듯한 중소상공인들의 반발이 걱정됐다. 이에 민간 기업의 임금을 정부가 지급하는 유례없는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아가며 직원 30명이 안 되는 영세 사업장에 대해 한시적으로 한 사람당 매달 13만 원씩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정부가 편성한 내년 일자리 안정자금 예산은 3조 원에 달한다.

하지만 취약계층의 일자리가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최저임금이 10% 오르면 고용이 1% 내외로 줄며 영세사업장·청년·여성·임시일용직 등 취약계층에서 고용이 더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경고를 보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이미 지난 11월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 수가 전년 동기보다 2만8000명, 1.2% 감소했다. 최저임금 인상 전에 미리 고용을 줄였다는 해석이 나왔다.

'최저임금 1만원'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 성장'의 핵심 정책이다. 현 정부는 '좋은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삼고 있다. 당장 좀 더 낮은 임금의 '나쁜(?) 일자리'라도 구해야 하는 이들의 절실한 목소리는 누가 들어줄 것인가.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5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제47회 납세자의 날 기념 정책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토론회는 납세자의 날을 맞아 '증세없는 세수확보 방안'을 주제로 개최됐다. 2013.3.5/뉴스1

8. 고소득자와 초거대기업 증세문제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고소득자, 대기업 증세가 현실이 됐다. 내년부터 소득세는 과표가 3억원 초과~5억원 이하 구간은 40% 세율이, 5억원 초과 구간은 42%의 세율이 적용된다. 각각 2%포인트 인상되는 것이다. 또 법인세는 과표가 3000억 원 초과 기업들의 최고 세율이 22%에서 25%로 3%포인트 높아진다.

정부는 상위 0.1%만 부담이 느는 '핀셋증세'임을 강조했다. 악화일로를 걷는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선 고소득자, 대기업의 부담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포퓰리즘적이고, 전세계 흐름에 역행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미국이 1조5000억 달러(약1600조원)의 감세안을 확정하고, 일본과 중국 등 경쟁국들도 법인세를 중심으로 감세 경쟁에 뛰어든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특히 우리 기업들은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 뿐 아니라 연구개발(R&D) 세액공제 축소, 이월결손금 공제 한도 축소 등으로 세금 부담은 배가된다.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주변에서 열린 현대제철 비정규직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촉구하고 있다. 2017.12.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9. 정규직과 비정규직 문제

문재인 대통령 당선 사흘째인 5월 12일 첫 현장방문지는 인천국제공항이었다. 문 대통령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하며 대규모 정규직 전환 방침을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0월 20만5000명의 정규직 1차 전환대상자를 발표했지만 소요 재원에 대한 조달책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특히 지자체와 비영리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경영난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직무급제 등 임금체계 개편과 병행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전환 대상에서 제외된 기간제 교사 등 청년층 선호 일자리에 종사하는 이들의 반발도 있다.

민간부문 역시 비정규직의 사용이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지난 10월 발표한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은 기간제법을 손봐 기간 제한 대신 사용사유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내년 중 바꾼다. 이를 강제하기 위해 300인 이상 기업의 고용형태공시제에 외주·하청업체 직원까지 포함시키도록 제도도 바꿨다.

정부가 경영평가시 가점, 정규직 전환 지원금 등 인센티브를 내놓고 있지만 공공·민간부문 모두 비정규직의 급격한 정규직화가 인건비 부담을 높이고 경영 위기를 불러와 결국 신규채용을 줄이게 될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회의실에서 김태년 정책위의장,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탈원전 정책 당정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10. 탈원전 정책

문재인정부 출범과 동시에 탈원전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전환 정책이 숨가쁘게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 ‘원전제로국가’를 공약했다.

취임 40일째인 지난 6월20일에는 ‘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 기념식에 참석 “원전 중심의 발전정책을 폐기하고 탈핵 시대로 가겠다”며 “준비 중인 신규 원전 건설계획은 전면 백지화하고 원전의 설계수명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탈원전정책을 공식화했다.

문제는 신고리 5·6호기였다. 이미 공정률 29.5%로 들어간 비용만 1조6000억에 달하는 원전을 백지화하는 것을 두고 찬반대립이 극렬해졌고 정부는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국민에 의견을 묻는 ‘공론화’ 방식을 채택했다. 하지만 대형 국책사업을 ‘공론화’ 방식으로 결정하는 게 바람직한가냐는 문제 제기와 함께 공론화위원회의 법적 근거까지 탈원전을 둘러싼 논란은 오히려 확산했다.

우여곡절 끝에 ‘공론화’는 국민대표로 선정된 시민참여단 471명이 3개월간의 숙의기간을 거쳐 건설재개(59.5%)에 손을 들어주며 마무리됐다. 공론화 평가는 사회적 갈등에 대한 새로운 숙의 민주주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긍정론과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매몰비용만 초래했다는 부정론이 엇갈린다.

정부는 12월14일 발표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월성 1호기를 내년 상반기 조기 폐쇄하는 등 원전 설비비중을 현재 30.3%에서 2030년 23.9%로 낮추는 탈원전정책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