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 금리인상 없었다…한은, 새해 첫 기준금리 동결(종합)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한국은행이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올해 1분기 국내 경제 상황과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 등 확인해야 할 변수들이 많아서다.

직전 금통위(지난해 11월)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한 만큼 가계부채 수준이 높은 상황에 금리를 또 올리면 가계소비와 투자 등 내수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는 점도 동결 결정에 근거가 됐다.


한은 금통위는 18일 본회의를 열고 올해 첫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키로 결정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11월30일 6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당시 만장일치 결정이 아니어서 추가 금리인상 동력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은은 추가인상에 대한 신중론을 여러차례 밝혀왔다. 여기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통화정책 목표치(2%)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금리를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시장의 관심은 추가 인상 시점에 쏠린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A-ML)와 노무라, 옥스포드 애널리티카 등은 추가 인상 시점을 하반기로 본다. 대내외 수요 회복에 따른 견조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 부담, 미약한 물가상승 압력 등으로 완만하고 점진적 인상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국내 경제연구소와 증권사 등도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신임 총재 취임(4월)과 금통위원 교체(5월), 6월 지방선거 일정 등을 감안하면 상반기에 금리를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변수는 선진국의 통화정책 방향이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3~4차례 정도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인상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럽중앙은행은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시작으로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일본에서도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가 나타나고 있다. 주요국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거둬들이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홀로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하기 어렵다.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인상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미국이 3월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한국과 미국의 금리는 역전된다. 높은 금리를 원하는 외국자본들이 미국 등 주요국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존재한다.

더구나 미국이 3회 금리를 인상하는 동안 우리는 한 차례 인상에 그친다면 기준금리 역전 상황이 장기화될 수 있다. 금리 역전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 금융시장 불안은 불가피해진다.

한편 이날 금통위에서 금융시장의 관심은 기준금리보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 여부에 쏠려 있다. 이번 금통위에서는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수정 전망도 발표한다.